1.2 리스본 공항에서 버스 타고 시내로 가는 법

리스본 공항~리스본 시내~첫 숙소

by 장수연

입국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향했다. 도착한 리스본의 하늘은 어두껌껌했다. 참고로 포르투갈은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도착한 시간이 6일 저녁 8시 반이으므로, 한국은 7일 새벽 4시 반이었을 때이다.


사람들이 가는 길을 뒤따라 걸어가니 길다란 입국 심사 줄이 나왔다. 입국은 출국과 비슷한 절차를 거쳤다. 입국 심사를 받을 때 회화책에서 봤던 인사말을 말했더니, 심사관이 스몰토크로 포르투갈어를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조금 할 수 있다고 했다. 누구랑 왔냐고 해서 혼자 왔다고 했고, 얼마 머무를 거냐고 해서 3주 있겠다고 했다. 가뿐히 심사를 통과하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회화책으로 현지어를 공부한 보람이 들었다.


IMG_0161 2.HEIC 심사를 마치고 만난 표지판. 다양한 언어로 '리스본'을 표기해 두었다. 참고로 포르투갈에서는 리스본을 '리스보아 lisboa'라고 말한다.

그렇게 입국장 쪽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가는 길에 간식을 파는 상점이 있었다. 마침 목이 마르기도 하고, 처음으로 물건을 사보고 싶어 물을 사기로 했다. 곧 밤이라 밖에 나가면 슈퍼를 찾는 것도, 가기도 어려울 것 같은 이유도 있었다. 문이 따로 없는 개방형 매대에서 생수병 하나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점원이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꽂으라고 해서 그대로 따랐는데, 첫 번째 시도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되었다. '헉, 여기서 결제하려고 가져온 유일한 카드가 안되다니...'하며 속으로 안절부절못했다. 그렇지만 두 번째 시도 때 다행히 결제를 성공했다. 그렇게 2.5유로(한화 약 3700원)가 카드에서 빠져나갔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생수가 시내 마트에서는 0.5유로(한화 약 750원)밖에 안 했다. 자릿값인 건 알지만 공항에서의 물 한 병은 진짜 비싸다….

리스보아 카드는 이렇게 생겼다. 이미지 출처 | https://lisboa-card.com


이후 공항 랜딩 사이드로 이동해서 ‘리스보아 카드’를 수령하기로 했다. 리스보아 카드는 '리스본 자유이용권' 같은 카드이다. 교통패스이기도 하고, 특정 박물관과 명소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리고 1일권(24h), 2일권(48h), 3일권(72h), 이렇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나는 인천공항에서 밥을 먹을 때 미리 2일권을 사전 신청해 뒀다.


그렇게 수령처인 리스보아 공항 안내 데스크에서 바우처를 보여주고 카드를 받았다. 데스크 직원은 몇 가지 안내—카드에 이름을 써야 하고, 카드에 자석 성질이 있어서 폰이랑 붙은 채로 들고 다니면 안 되고, 처음 사용하는 그 순간부터 카드 유효기간이 시작함—를 해주셨다. 근데 신청을 할 때 '첫날부터 리스보아 카드를 쓰지 말고, 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해서 돌아다니다가 정말 필요할 때 리스보아 카드를 발동시킬까?'란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설명이 끝날 무렵에 안내 직원 분에게 혹시 교통카드를 어디서 발급받을 수 있는지 여쭤봤다. 그랬더니 그가 메트로(지하철역)에서라고 답했다. 나는 감사하다고 하고 자리를 떴다.


지하철역에서 교통카드 발급받기


숙소까지 가는 길을 미리 알아봤다. 빨간 버스를 먼저 타고 중간에 회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고 나왔다.

공항 출구에는 여러 표지판이 있다. 그중 이쪽으로 가면 메트로라고 안내하는 표지판을 따라 나는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숙소까지 가는 길을 구글맵으로 먼저 알아봤다. 보니까 버스를 한 번 환승하면 되었다.


계단을 걸어 내려간 역사 내부 긴 통로의 왼쪽에는 교통카드를 구매하거나 충전할 수 있는 기계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좋아, 내 목표는 교통카드를 구매하는 거야.'하고 기계 앞으로 갔다.


근데 막상 구매하려고 이것저것 화면 속 버튼을 눌러봤는데, 낯선 영어 단어들을 맞이해서 당황했다. 1 ticket, 2 ticket, zapping, top up 등..


그리고 무슨 카드를 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어려웠다. 일단 공식 홈페이지랑 한국 여행 앱에서 정리해 둔 리스본 교통패스 설명, 기타 블로그 글을 읽어보면서 정보를 수집했는데...

보니까 정기권이랑 정기권이 아닌 카드로 나뉘어져 있네? 그럼 난 여행자니까 정기권이 아닌 비바 비아젱 VIVA Viagem 카드를 사야겠다. 나베간테Navegante 카드는 여기에 오래 거주하는 사람을 위한 정기권 카드이니. 근데 비바 비아젱 카드가 지금은 나베간테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그럼 나베간테 카드를 사야 하는 건가? 실수로 정기권을 사면 어떡하지? 그리고 카드를 한 장 사면 되는 걸까? 아니면 공항에서 출발하는 거고 환승을 하니까 티켓을 두 장 사야 하는 걸까?

혹시 모를 소매치기를 당할까봐 긴장도 좀 한 상태라, 머릿속으로 우왕좌왕했다.

내가 산 카드는 모퉁이가 각진 navegante 카드였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metrolisboa.pt/en/buy/viva-viagem-card/)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지하철 역무원한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통로 조금 더 안쪽에 있던 역무원실에 가서 내 상황을 설명하니, 역무원 왈 '버스 교통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자기 생각에는 티켓 한 장이면 충분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겉에 나베간테라고 쓰인 티켓 한 장을 샀다. 아마 1회 사용분이 충전된 카드였을 거다. 받은 카드는 정말... 팔랑팔랑한 종이 티켓 같았다. 우리나라 교통카드는 대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단단한 재질인데, 둘이 서로 달라서 좀 신기했다.



버스 타고 시내로


모든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러 왔다.

공항 바깥 모습. 가로수로 야자수가 있는 게 신기했다.
armazém 이 무슨 뜻일지 궁금했다.
버스 시간표 전광판. 인터페이스가 우리나라 거랑 달라서 신기했다. 기억하기로 맨 오른쪽의 숫자는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그려져 있던 낙서

이윽고 버스가 왔다. 난 맨 뒷자리에 앉았다. 정확한 순간이 기억이 안 나지만, 내 오른편에 독일어를 사용하는 세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IMG_0167.HEIC 첫 번째 버스 안

우리나라 버스랑 다르게 리스본(그리고 앞으로 갈 모든 포르투갈 지역의) 버스에서는 '탈 때' 딱 한 번만 카드를 태그 한다. 내릴 때는 그냥 똑같이 벨 누르고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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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정류장 근처 모습. 공원 비스무리한 게 있었다.


IMG_0170.HEIC 두 번째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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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노란 불빛이 가득했다.


IMG_0173.HEIC 숙소 가는 길에 본 bolt 전동 킥보드
IMG_0174.HEIC 숙소 근처에 도착했다.


첫 숙소


IMG_0178.HEIC 웰컴 드링크로 준 진지냐


호스텔 직원이 환영하는 음료로 포르투갈의 전통 체리주 ‘진지냐’를 주었다. 그녀에 따르면, 이 술은 포르투갈 도처에 깔려있어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다고 했다. 나중에 진지냐의 본고장인 지역을 탐방하기로 했던 열망이 이때 살짝 식었다. 숙소 안내를 전부 받고 나는 배정받은 방의 침대로 향했다.


IMG_0179.HEIC 면세점에서 산 틴트랑 클렌징, 알로에젤 등등
IMG_0181.HEIC 이렇게 침대마다 커튼이 쳐져 있다.
IMG_0182.HEIC 조금 지저분하지만^^ 내 침대 모습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



(다음 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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