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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mouse Apr 19. 2018

우린 정말 마추픽추에 갈 수 있을까

3살 아이와 세계 여행

우리 가족의 다음 여행 목적지는 바로 페루입니다. 페루 중에서도 마추픽추를 가기로 했지요. 사실 이 곳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 것은 '버킷리스트'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이유입니다. 최근에 영화 코코를 재밌게 봤거든요. 그래서 왠지 멕시코나 페루 같은 남미에 가고 싶어 졌습니다. 그러다 제 삶의 작은 즐거움이기도 한, 호텔 웹사이트 구경을 하다가 가장 이색적이고 멋져 보이는 곳을 발견했어요.  바로 페루 우루밤바란 마을에 있는 탐보 델 잉카란 호텔이었습니다. 그 주변 추천 관광지를 살펴보니 마추픽추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호텔 안에는 마추픽추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전용 기차역도 있었지요. 그렇게 단순한 이유로 남편과 저는 즉흥적으로 페루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고, 별다른 고민 없이 덜컥 호텔과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어요. 그렇게 우리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은 그 때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바로 예약을 눌러버리게 만든 페루 우루밤바 Tambo del Inka 호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이 마추픽추란 곳은 어마어마한 곳이지 뭐예요. 물론 경관도 어마어마하지만, 그보다 가는 여정도 더 어마어마한 곳이더라고요. 여행을 준비하며 제일 먼저 알게 된 사실은 바로 고산 지대라는 점. 웬만한 체력 좋은 어른들도 고산병에 걸려 현기증이 나고 쓰러지거나 산소통을 끼고 지내야 될 정도로 높은 곳이라는 사실이지요. 저희 부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3살짜리 아이를 동반해서 가야 되는 여행이라는 점이에요. 미국에서 출발할 때 고산병 방지 약을 가져가긴 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이 약이 고산병을 치유해주지 않는다면 그땐 어떡해야 되나 걱정이 됩니다.


두 번째로 알게 된 사실은 페루에 가기 위해서는 백신을 맞아야 된다는 점이에요. 사실 고산지대로 갈수록 황열병 등의 위험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일주일 정도 지내며 어디로 이동할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필요한 백신은 미리 맡아두는 게 필요하지요. 저희는 아이가 있어서 생각지도 않고 있지만, 바로 옆에 아마존이 있기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난주에는 백신 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고 왔는데, 위생이 좋은 곳이 아니기 때문에 A형 간염, B형 간염부터 시작해서 셀 수 없이 많은 백신 종류를 추천하더라고요. 이거 다 맞다가는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서 일단은 리스트만 받아왔는데, 여행 가기 3주 전에는 다시 가서 필요한 주사를 맞을 예정이에요.


세 번째는 바로 호텔의 위치. 얼마 전에 페루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이 호텔을 얘기했더니, 호텔 자체는 정말 좋지만, 아무것도 없는 산 중턱에 있는 호텔이라 1주일이나 머물기에는 많이 지루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때는 이 호텔이 완전 마음에 들었던 때라 별로 새겨듣지 않았었지요. 하지만 일주일 머물면서 일정을 짜 보려고 하니 바로 근처에 있는 마추픽추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는 곳이었어요. 아이를 데리고 매일매일 마추픽추를 등반할 것도 아니고, 또 호텔에만 머물기에는 절간처럼 심심할 것 같아서 결국 호텔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페루의 대표적인 도시 쿠스코에 있는 아담한 호텔로 말이지요. 처음에 예약한 호텔만큼 마음에 쏙 드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시 구경도 하고 관광도 하기엔 이 편이 낫지 않을까 싶어 바꿨습니다. (쿠스코는 원래 예약했던 우루밤바보다 훨씬 더 고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 버렸지만 말입니다)


새롭게 예약한 쿠스코의 호텔, 우리의 페루 여행을 잘 부탁해!


이제 곧 여행 날짜는 다가오는데 어찌 된 일인지 다른 여행과는 달리 이번 여행은 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생전 하지도 않던 일정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마치 예전에 기자단과 함께 출장을 가듯이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빠지는 준비 없는지 체크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해야 될 일들이 산더미예요. 과연, 우리는 마추픽추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남미 여행기


1. 우린 정말 마추픽추에 갈 수 있을까

2. 잃어버린 공중도시를 만나러

3. 드디어 아이와 마추픽추에 오르다

4. 안데스 산꼭대기 수상한 소금밭

5. 안데스 산맥의 옷짓는 여인들

6. 페루 알파카 스웨터에 대한 추억 

7. 쿠스코? 쿠스코!

8. 페루의 태양을 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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