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연구소 외곽, 심야
잿빛 연무가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경찰단의 드론 탐지음이 공허하게 메아리쳤다.
이안은 윤아린, 유진, 민호와 함께 폐쇄 루트로 연구소로 향하고 있었다.
윤아린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정말 여기에... 우리가 찾는 답이 있을까요?”
이안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억제제와 면역자의 원천 기록은 여기서 시작됐어.
정부가 철저히 봉인한 이유가 있을 거야.”
FRACTURE 측 지원 인원이 교란 장치를 가동하며 외곽 방어를 뚫었다.
폐쇄 연구소 내부
녹슨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안쪽엔 먼지 쌓인 서버실과 폐기된 문서들이 가득했다.
유진이 서버를 재가동했다.
“...데이터가 남아있어. 복구 시도 중.”
그때, 윤아린은 한쪽에 놓인 낡은 파일 박스를 발견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박스를 열었다.
파일명: [면역자 프로젝트 기초 기록]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프로젝트 개요]
“억제제 장기 효과 유지 불가.
특정 유전자군 → ‘면역자’ 발생 예측.
면역자 → 인위적 통제 필요.
→ 프로토콜 G 준비.”
유진이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억제제는... 원래 모든 감정을 억제하는 기술이 아니었어.
특정 유전자군은 본능적으로 감정을 회복하게 되어 있었어.”
윤아린은 숨을 삼켰다.
“그럼... 저도...”
그때, 이안이 손에 쥔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실험 케이스 X-002]
피험자명: 이안 모친 / Lee Jihyun
결과: 사망
유전자: 면역자 유전자 고유 보유 확인
이안의 눈빛이 차갑게 굳었다.
“...어머니는... 억제제 실험으로 죽은 게 아니었어.
면역자라는 이유로... 제거당한 거야.”
그 순간 —
� [FRACTURE 통신]
“경고.
프로토콜 G 6시간 내 전면 가동 예정.
시민 전체 억제제 강화 분사 준비 중.
FRACTURE 인원 긴급 철수 권고.”
유진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우린 끝장이야.”
민호가 벽면에 숨겨진 비밀 통로를 찾았다.
이안은 윤아린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두려움과 결연한 의지가 섞여 있었다.
“...저, 이제 알아요.
저는... 누군가를 감염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이 두려워하는 변화의 시작이에요.”
이안은 미소 아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 선택할 차례야.”
그때 밖에서 폭발음이 울렸다.
경찰단 특수부대가 진입 중이었다.
이안은 윤아린의 손을 꽉 잡았다.
“...마지막으로 묻겠어.
함께 가겠어?”
윤아린은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대답했다.
“끝까지, 함께.”
그렇게 —
균열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깊이로 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