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회색숨결 12화

11장. 재회의 그림자

by 진영솔

감정경찰단 본부, 심야

거대한 홀로그램 맵 앞.

강도윤은 B-13 구역 붕괴연구소 침입 보고를 조용히 읽고 있었다.


그때 최서영이 조용히 다가왔다.

“...연구소 경계 뚫렸습니다.
이안 리와 윤아린, FRACTURE 측 지원 확인.”


강도윤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그 균열 조직. 결국 움직였군.”


잠시 정적.


강도윤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서영, 넌 알겠지.
지금 저들을 막지 못하면... 이 사회 자체가 붕괴한다는 것.


최서영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속으로는 차갑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붕괴가... 어쩌면 더 인간다운 사회의 시작일지도 모르죠.”


겉으론 담담하게 대답했다.

“...예.
전면 추적 준비 중입니다.”


그 순간, 강도윤은 최서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서영.
가끔... 예전 우리가 함께 연구하던 때가 떠오르네.”


최서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잠시, 과거의 기억이 스쳤다.


(플래시백)

과거 연구소.
젊은 시절의 강도윤과 최서영.


최서영:
“억제제는 치료제가 아니야.
우린 사람을... 기계로 만들면 안 돼.”


강도윤(그땐 따뜻한 눈빛):
“...알아.
하지만... 방법이 없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무너졌어.”


(현재)


최서영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길이겠죠.”


강도윤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이내 굳어졌다.

“...윤아린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그때, 최서영의 비밀 단말기에 암호 메시지가 떴다.

� [FRACTURE 측:
접촉 지점 확보 완료.
이안 리와 윤아린 확보 시도 예정.]


최서영은 조용히 손에 쥔 단말기를 감추며 대답했다.

“...명령대로.
추적팀 즉시 파견하겠습니다.”


도시 외곽, 연구소 비밀 통로

이안과 윤아린, 유진, 민호는 비상 루트를 통해 깊숙이 이동 중이었다.


윤아린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선생님.
그 사람이... 단장님이... 왜 그렇게까지 억제제를 믿는 걸까요?”


이안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도 한때는...
감정을 믿었던 사람이야.
하지만... 그때 어떤 선택을 하고...
그걸 되돌릴 수 없게 됐어.”


윤아린의 눈빛이 슬픔과 결연함으로 빛났다.

“...저희는... 그런 선택 안 해요.
끝까지... 감정을... 지킬 거예요.”


이안은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했다.

“그래.
우린 그걸 위해 싸우는 거야.


멀리서 경고음이 울렸다.
경찰단 추적팀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
윤아린은 스스로 숨을 고르며 감정의 파동을 억제했다.


첫 실전 적용, 성공.


유진이 속삭였다.

“...됐어.
지금이라면... 다음 구역까지 갈 수 있어.”


이안은 윤아린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잘했어.
넌 지금... 네 자신을 지켜낸 거야.”


윤아린은 작게 웃었다.

“...혼자가 아니니까요.”


그렇게 —
감정 없는 도시에서, 작은 감정의 숨결이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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