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회색숨결 19화

18장. 파문의 시작

by 진영솔

도심 곳곳


감정 확산의 첫 파문이 지나간 후,
도시는 이상한 정적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정적은 곧 불협화음으로 바뀌었다.


시민들 반응은 일관되지 않았다.


거리에서 억제제를 떼어낸 이들은
따뜻하게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면 고개를 감싸쥐고 주저앉아 흐느끼는 이들,


심지어는 공황 상태에 빠진 사람들까지 있었다.


중앙 병원 응급실


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억제제 급격 중단으로 인한 감정 과부하 환자 발생!”


한 간호사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너무 행복해서 울고 있고,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극심한 공포 반응을 보여요.”


도심 광장 한편


패치를 뜯어낸 젊은 남성이 소리쳤다.

“이게 자유야! 드디어 숨을 쉴 수 있어!”


그 옆에서는 한 노년 남성이 이를 갈며 말했다.

“...우린 왜 이런 혼란을 겪어야 해?
억제제가 있어야 안정되지 않겠어?!”


시민들 사이 작은 충돌이 시작되고 있었다.


FRACTURE 임시 본부


유진이 경보기를 확인하며 말했다.

“...시민 반응... 예상보다 복잡해요.
혼란파가 생각보다 많아요.”


민호가 이를 악물었다.

“...억제제 없으면 모두가 해방될 줄 알았는데...”


제로는 차분히 말했다.

“그건 착각이지.
감정은... 자유이자 책임이기도 하네.
너무 오랫동안 억제된 사회에서
감정이 한꺼번에 풀리면... 당연히 혼란이 발생한다.”


윤아린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제가 퍼뜨린 건... 괜히 혼란만 만든 건가요...?”


이안이 말했다.

“...아니야.
혼란 속에서도 숨 쉬는 건 의미가 있어.
혼란이 없다면 진짜 변화도 없을 테니까.


감정경찰단 본부


강도윤은 보고서를 던졌다.

“...시민들 반응, 통제 불능 상태.”


보좌관이 말했다.

“억제제 복원 요구 청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강도윤은 이를 악물었다.

“...색의 숨결 따위에... 도시를 맡길 수 없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제해야 한다.”


도시 전역


회색과 색이 섞인 숨결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떤 골목에서는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웃고 있었고,
바로 그 옆 골목에서는 시민들끼리 억제제 복원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질서가 필요하다! 억제제를 돌려달라!”


“아니야! 숨 쉴 권리를 달라!”


윤아린은 광장으로 가며 속삭였다.

“...이렇게... 쉽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진짜 변화야.
쉬운 변화는 없으니까.


그들은 서서히 균열이 깊어지는 도시 속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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