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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Apr 02. 2024

나무처럼

어제는

코끝이 시큰거렸습니다


오늘은

수액으로 씻긴 눈에서

맑은 강물소리가 납니다


까끌거리던 손톱 밑은

샘물이 솟아

하루에도 몇 번씩

키가 자라고

겨울을 보낸 가지 끝은

서리서 풀려

무지갯빛 날개가 돋은 까치가

신혼의 집을 짓습니다


저들의 사랑에

왜 몸살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먼 곳까지 결리는

다락방 창가

모눈종이처럼 드는 볕

모로 누우면

욱신거리는

오후의 마디마다

봄바람이 듭니다


나의 사랑도 남쪽나라

매화 핀 강변길을 돌아

외딴 마을 양지꽃처럼

오고 있다네요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기다림이 됩니다

기다림은

똑같은 자리에 한없이

서 있는 거였습니다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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