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40대 중반, 감기 몸살이 너무 심해 부축을 받아 병원에 갔던 날이 떠오른다. 처음으로 영양 수액을 맞은 날이었다. 5만 원이라는 말에 속이 쓰렸지만 한 시간여 기절한 듯 자고 일어나니 몸 상태가 나아진 게 확연히 느껴져 신기했었다. 그 뒤로 지금까지 두 번을 더 맞아봤는데 그때처럼 망설이지 않는다.
‘ 나 맞아도 돼. 너무 애쓰다 병난 나한테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말자. 어서 낫자.’
이제는 제 발로 가서 맞는다.
건강한 편에 속했다. 수술받은 경험은 몇 년 전 이유 없이 유방에서 고름이 나와 전신마취를 하고 유선 절제술을 받은 게 전부다. 유방에 혹 하나가 좀 의심스러워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를 한다. 가끔 담이 심하게 들면 한의원 며칠 다니며 침 맞고 물리치료를 하면 괜찮아졌다. 무리 좀 한다 싶으면 방광염이 도지곤 하는데 약 먹으면 잘 낫는 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란한 일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팠다. 잠도 못 자고 잘 먹지도 못하니 그럴 수밖에. 마음관리를 잘 못해 몸져눕는 일은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아 무던히도 애를 썼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은 튼튼해지는 것 같은데 이제는 몸이 말썽이다.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실비 보험 청구 수령액이 60만 원 가까이 된다. 실비 보험이 없었다면 미련하게 참고 미루며 병을 더 키웠을지도 모를 일. 요즘에야 보험 든 보람을 좀 느끼긴 해도 영 마뜩잖다. 10년 넘게 부은 납입료가 11,361,219, 앞으로 8년을 더 부어야 하고, 2070년까지만 보장받는다. 평소 존경하던 교회 집사님이 권해주시는 대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들었던 보험이다. 보장이 약하고, 계속 올라 부담스러워도 보험에 무지했던 내 탓이오, 하며 다달이 낸다. 그래도 이거라도 있으니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한 지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치과에 선뜻 가지 못하는 이유도 목돈 걱정이 한몫하지 않던가. 차일피일 미루다 임플란트까지 하게 된 나로서는 이제는 정신 차리고 아프면 일단 병원에 간다.
1월부터 병원 순례를 대강 기록해보면,
1. 허리 디스크- 심하지는 않지만 일자 허리. 신경이 눌린 상태. 물리치료, 견인 치료 시작
2. 평소와 다른 방광염 증세- 소변볼 때 아프면 바로 눈치챘을 텐데, 밑이 묵직한 기분 나쁜 증세 때문에 산부인과 진료. 피검사하고 내시경 해도 원인 불명. 다시 비뇨기과에 가서 검사 후 방광염 진단받고 일주일 넘게 약 먹고 재검. 피곤하면 뭔가 말끔하지 않은, 설명 불가한 불편함이 있음.
3. 목 디스크 - 가장 괴롭고 불편하고 돈이 많이 듦. 일자목 증상. 이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으면 10분도 안 돼 울고 싶어 짐. 물리치료, 도수치료 한 달 가까이 열심히 치료받았지만 말끔히 낫지 않음. 이때 사들이기 시작한 물품들… 거액을 씀. 경추베개, 맞춤형 시스템 의자, 독서대, 목 운동 기구까지…
4. 퇴행성 관절염 - 운동하고 자세 교정에 신경 쓰면서 허리와 목이 좀 괜찮아지자 손가락 통증이 시작됨. 류머티즘 관절염인지 피검사. 다행히 퇴행성…(이게 다행이라니)
매일 아침 일어나면 손가락부터 쥐어보는데 왼쪽 약지와 검지가 너무 아픔. 하루에도 수시로 통증 확인. 몹시 슬픔…
만성 심장 염증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해서 조만간 병원에 가 볼 예정임(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미루면서 유튜브만 보고 운동에 열중하고 있음)
5. 목 염증 - 강의가 많아 목을 많이 써서 그런 줄 알았는데, 위산 역류 증상으로 목이 부은 상태라는 진단.
아무튼 몸이 돌아가며 반항하는 듯.
나 이제 예전 같지 않거든?
자세 똑바로 하라고 했지?
진작 독서대 쓰라고 했지?
운동 안 하더니 거 봐, 쯧쯧.
네가 의사니?
게으름 피울 게 따로 있지! 아프면 치료를 하라고!
네네네네네
미안하다 내 몸아.
그동안 너무 몰랐고, 너무 홀대했구나.
매일 달래고 어르고 사과하고 아부하면서 밤마다 데리고 나가 운동하는 중.
그러니 40대 후배님들이여, 저처럼 고생하지 마시길.
미리미리 몸과 사이좋게 지내시길.
무엇보다 귀한 건강, 하루라도 일찍 잘 챙기시길.
이것만은 꼭!
1. 바른 자세 장착! 허리 펴고 앉으세요. 언제 어디서든 허리 꼿꼿. 덩달아 마음도 펴집니다!
2. 고개를 숙이는 순간 20kg 무게를 머리 위에 얹어 놓는 거래요. 그 무게를 감당하느라 목이 뻣뻣해질 수밖에요. 책을 보든 컴퓨터를 하든 눈높이에 두기는 필수.
3. 하루 30분 빠르게 걷기! 많은 의사들이 내리는 처방입니다. 운동은 최고의 약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운동 약 먹기!
4. 적절한 건강보조식품 섭취. 공부하면서 먹어야 합니다.
아래 사진은 지금 제가 쓰면서 도움받은 것들이에요. 상표 보이게 찍었습니다. 잘 알아보시고 판단하시길요. 제품 설명까지 하기엔 여기까지 쓰는 것도 엄청 무리여서 생략합니다.( 두 시간 넘게 쓰고 있는 중…. 흐억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