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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Dec 29. 2018

Peredvizhniki

Winter , 53.5 cm* 71.5 cm. Oil on Canvas, Russian Museum. 1870


2018년 12월 29일 


누군가에 의해 구획된 하루, 한 달, 한 해가 거의 마지막에 이르렀다. 어제와 전혀 다르지 않은 오늘, 오늘과 전혀 다르지 않은 내일이지만 우리는 새날, 새달, 새 해에 천착한다. 나 또한 다르지 않다. 이 해가 다 지나기 전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하루 종일을 허비하고 말았다. 2019년 1월 1일의 아침 해도 사실은 전혀 다르지 않은, 2018년 12월 31일 넘어간 정말 똑같은 해가 다시 떠 오를 뿐인데.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한 것은 우리의 일상을 유지하는 이면에 도사린 여러 종류의 변수들이었다. 이를테면 時期(시기), 溫度(온도)와 濕度(습도), 光量(광량), 風景(풍경) 따위 들이 끝없이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지 않을까?



이즈음 러시아 미술에 마음을 두고 이 책 저 책을 본다. 광활한 대륙의 나라답게 예술, 특히 미술의 역사도 광활하다. 그중 19세기 후반의 러시아 사실주의 미술운동(Peredvizhniki:프레드비즈니키 – 이동파 혹은 이동 전람파)을 보고 있다. 어제는 ‘일리야 레핀’을 공부했고 오늘은 Alexei Savrasov(알렉세이 사브라소프; 1830~1897)의 그림을 본다.    


그는 풍경화가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황량한 겨울이나 멀리 도시가 보이는 들판을 묘사한다. 사람이 등장하더라도 사람 역시 풍경에 녹아있다. 그가 그린 겨울 풍경을 보고 있으니 오늘 잠시 바깥공기의 차가움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사브라소프 역시 위에서 열거한 일상의 변수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그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時期(시기), 溫度(온도)와 濕度(습도), 光量(광량), 風景(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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