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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윤맘 Aug 11. 2022

근육이 없으니 육아하기 힘들다(feat. 인바디)

요 며 첫째가 감기를 앓고 다 나을 때쯤 둘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로 3일을 고생했다. 그 와중에 남편도 함께 감기를 앓았다. 둘째의 열이 다 잡히고 이제 좀 애들이 괜찮네 하며 안도를 했는데 또다시 첫째의 감기. 그래서 거의 한 달 반가량을 아이들이 아프고 괜찮고를 반복했다.


이제야 아이들이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고 첫째의 어린이집 방학도 끝나서 평화가 찾아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는 심해 깊은 바닥에 있는 것처럼 최악이다.  


애들 케어하고 밤낮으로 병시중을 들다 보니 그런가 싶지만 좀 느낌이 다르다. 뭐랄까. 내 몸에 있던 근육들이 다 빠져나가고 근육이 없이 그저 순간적인 힘으로 육신을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실제 최근 받았던 인바디 검사에도 나의 근육 부족함은 여실히 드러났다. 몸무게는 적정 수준인데 골격근은 표준이하, 체지방은 표준 이상으로 나온 것. 전형적인 표준체중 비만형 C형을 보였다.


이렇게나 근육이 부족하니 육아로 24시간을 보내는 일상이 힘에 버겁고 힘에 부친다. 전에 느끼던 힘듦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그저 주방 바닥에 앉아있다가 거실로 가는 그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지친다. 기껏해야 3미터 되는 거리인데 그 거리를 움직이면서도 숨이 차는 느낌. 근육이 부족하니 뭐하나 몸을 움직이는 거 자체가 쉽지 않다.


또 팔다리가 무겁다. 근육 없이 그저 살(지방)로 이뤄진 부위라 그런가? 타자를 치면서도 중력의 법칙으로 팔다리가 땅으로 꺼지는 느낌이고 몸이 아래로, 아래로 향하는 기분이다.


최근에 느끼고 있는 근육 부족 증상 중 유독 도드라지는 일은 말을 하면, 몸 정중앙(코어 근육이라고 부르는 그 부분)이 버거워진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쑤시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인터넷에 근육에 대한 글들을 찾아봤다. 다양한 글 중에서 <근육이 부족하다는 증거 5>라는 제목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에서 증거라고 한 5가지는 1. 피로감 (해당됨) 2. 혈당조절이 어렵다 (측정해본 적 없음) 3. 운동해도 살이 잘 안 빠진다(운동을 안 함) 4. 구부정한 자세(해당됨) 5. 추위를 많이 탄다(해당됨)


특히 구부정한 자세 같은 경우는 둘째를 낳고 나서 뭔가 몸이 구부정하게 굳어진 거 같다. 첫째 15개월, 둘째 10개월을 모유수유를 했다. 늘 구부정한 자세로 아이 젖을 물렸다. 어깨는 움츠려지고 허리는 동글게 말고 손목은 꺾어지는, 그런 괴상한 자세. 첫가 어젯밤에 혼자 핸드폰을 들고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 속에 내 모습은 역시나 구부정하게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건강매체 기사나 운동전문가의 글을 종합해보면.. 골격근육은 몸무게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근육이 감소하면 그만큼 신체 여러 기능이 떨어지고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근력 저하로 기초대사량도 감소해 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 충분히 연소되지 않아 복부에 내장지방이 끼고 고지혈증과 당뇨병, 고혈압 등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근육이 줄어들면 그 자리를 지방세포가 차지하게 된다.


그러니 당장 나는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단백질 가득한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 육아를 위해서, 나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운동이 시급한 상태.


도 머리로는 정말 알고 있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왜 실행이 안될까. 집에는 남편이 당근으로 사들인 워킹 패드와 코어 근육 단련에 좋은 운동기구가 있는데도 그 시작이 안된다. 귀찮음과 바쁨 그 사이. 혹은 시간 없음과 여유 없음에 따른 합리화 정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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