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웰빙이 트렌드다. 웰빙 트렌드가 시작된 지는 오래됐으나, 누군가가 웰빙을 추구한다고 말한다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새삼스레 느껴진다. 트렌드라 치부하기엔 더 잘 살고자 하는 욕망에 가깝다. 작금의 문화 기반이 되었다. 너무 당연해 의식하지 못하지만 웰빙 문화는 우리 삶 깊이 침투해 있다. 상업적으로는 고급스러운 소비로 포장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방향성이며 건강한 삶을 지향한다.
건강한 삶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건강한 먹거리가 우선된다. 요즘 개인적으로도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 중 하나인데, 대체 건강한 먹거리란 무엇일까? 본질적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건강하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일상적으로 ‘더 건강해야지’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어느 정도가 되어야 정말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걸까? 건강함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겉으론 건강해보이고 매일같이 운동하던 사람이 갑자가 쓰러지는 일은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다음 날 출근하니 돌연사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을 몇 번 겪기도 했다. 그런 뉴스 혹은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별문제 없다고 생각했던 나도 불안함이 느닷없이 찾아온다.
한 심장내과 의사가 쓴 <가짜 건강의 유혹>이라는 책은 우리가 건강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만약 완전한 건강이 있다면 그 반대는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에서 질병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완전한 건강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완전한 건강에 가까워진진다는 것은 현실적인 개념으로 병들어 죽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전한 건강은 허상의 개념이기에 완전한 건강이라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적인 관점에서 더 건강해진다는 것은 죽음이라는 명확한 기준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건강한 먹거리의 기준을 ‘이 음식이 어디에 좋다더라’가 아니라 ‘이 음식이 어디에 안 좋다더라’에 맞춰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몸 컨디션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음식 혹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건강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식단도 따라줘야 한다.
건강하게 먹는다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보인다. 내 몸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며 각각의 식재료의 영양적 측면, 그리고 맛있게 먹기 위한 요리 감각도 필요하다. 엄두가 안 나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완전한 건강을 향한, 아니 죽음에서 조금이라도 더 거리를 두고 더욱 풍요로운 삶을 만끽하기 위한 투자라 생각하면 결코 게을리 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