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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밀니트 Jan 17. 2024

오트밀니트를 소개합니다.

아무도 물어본 적은 없지만


1. 쪽문 사글셋방에 살던,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K-장녀


슬레이트 지붕도 없어지고 에어컨도 달았구나


수저라는 단어는 쓰고 싶진 않습니다.

지방 하급지 주택가 저소득층 아동 중 한 명

이라고나 할까요.

(그거나 저거나)


저곳은 저희 네 식구가 단칸방 쪽문 살다

무려 2칸 방으로 이사한 NEW 쪽문 집입니다.


곱등이와 민달팽이가 반겨주는 수돗가 겸 욕실과

플라스틱 슬레이트 지붕 아래 한평 남짓 부엌을 지나

주인네 방 두 칸을 나눠 쓰는 집이었어요.


플라스틱 슬레이트 지붕



남들에게도 보통 있을 법한 추억들도 있었죠.


가정 폭력

정서적 학대

교사 학폭

또래 학폭

아웃사이더


<교사판 더 글로리> 속 문동은은 바로 나였다.


늘 주변에서 들었던 피드백은

‘하루종일 말 한마디 없는, 차가운 무표정’




근데 웃기게도 제 최고의 수치플은

고3 졸업식 날 전교생 앞에서 저소득층 학생 지원

장학금과 상장을 받았던 날이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어쩌고...


나의 불행을 공공연히 낙인찍으며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는 기분?



그래서 이 가난의 대를 제 선에서 끊으리라 다짐했던

악바리 K-장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왜 부자가 되고 싶은 건데?







2.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 전 공기업 과장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우여곡절 끝에 대학병원 간호사로 입사,

3교대 근무하면서도 늘 자체 스펙 업해왔어요.

주경야독은 저의 취미였죠.


힘들었지만 병원 일을 하며

외려 성격이 밝아졌습니다.


5년 7개월 뒤,

자체 스펙업이 끝나고 지체 없이 퇴사했죠.

입사 때부터 원했던 공기업 이직을 위해서요.

그리고 당시 최종 목표는

지역사회 간호학 교수가 되는 것.


가능한 꿈만 꿔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근데 겁나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이직 준비만 하는 백조가 되니

너무 허전하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타 대학병원 계약직으로

뇌졸중/심근경색 외래 환자 면대면 교육하는

교육전문간호사로 4개월 간 근무합니다.

이때 상담/교육으로의 자질도 발견합니다.


그러다

고시원-응급실-장염-스피치학원 투혼으로

최종 면접까지 봤던 공기업에 합격해 상경했고,

(면접날 아침 죽과 약 먹고 갔던 기억이)

연고도 없는 곳에서 탈탈 털리는 산전수전을 겪었습니다.

인생 처음으로 멘탈이 흔들리던 순간이었죠.


더불어 전쟁 같던 X-남친과의 연애가 끝나고

남편과 성당에서 처음 만나

결혼하고 애도 낳고 육아휴직하다

복직 5개월 만에 이 직장도 때려치웁니다.

입사 8년 7개월 만이었죠.

(와중에 대학원도 졸업함)


간절히 원했던 공공기관, 10년 차에 퇴사한 진짜 이유​

공기업 재직 중 좋았던 순간 영끌 모음 5

공기업 과장 시절 퇴사 고민하다 작성한 5년 전 문서를 발견하다.



그렇게 퇴사 약 1년이 지난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6개월 전 퇴사한 14년 경력자의 솔직한 속마음 3가지

상극으로 안 맞는 직장 9년 버티고 6개월, 솔직하게 느낀 점 3가지








알겠는데, ‘오트밀니트’랑은 뭔 상관?


가장 나다운 나
내게 맞는 옷

패션몰, 건강식품 아님 주의


전 직장을 다닐 때

‘나에게 전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

고 매일 느꼈습니다.


어렵고 과중한 업무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늘 겉돌고 불편한,

점점 나다운 나 자신을 잃어가고

학창 시절 어두운 나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

(병원 근무 땐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그래서 늘 내게 꼭 맞는 옷을 입고 싶었어요.


나다운 나를 되찾는 데

늘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입었을 때 가장 코지하고 나다운 느낌이 충만해지는

오트밀니트’에 제 염원을 투영했습니다.


새로이 시작한 인생 제2막에선

남들 보기에 좋은 최선의 선택이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이곳에서도

‘내 공간’이라는 기분 좋은 코지함을 느끼면서

긴 호흡으로 운영하고 싶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산뜻하고 기분 좋아 계속 오고 싶은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자기소개가 세련되지 못하게 많이 길지만,

이 모든 것이 그냥 저입니다!


중간 생략한 일들까지 합치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예요.ㅎ



돌아보면 늘 느낍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구나



제가 하고 싶은 글쓰기를 마음껏 하고

저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남편과 아이가 있기에

더할 나위 없는 하루하루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늘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독자님들께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자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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