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친구 이거 아직도 본인을 잘 모르네.. 다 잘했다고 하니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매년 평가시즌 때 면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리더들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고충이다.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좋을까?
내가 의도하는 대로 상대방이 따라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만을 전달했다고 해서 상대방의 행동이 바뀌면 좋겠지만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할 수가 있을까?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보편화되고 일반적인 채널은 바로 ‘말
‘이다.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전달이 쉬운 만큼 상대방이 잘 못 이해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하게 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요구하기 위해 크게 몇 가지 어조를 택할 수 있다.
<!> 직접적인 변화와 요구를 전달할 때 자주 쓰이는 형태이다.
"이렇게 수정해 주면 좋겠어요!" 내가 요구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며 지시를 하는데 많이 쓰이는 어조이다. 의도가 명확해서 좋기는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에 100%의 수용을 기반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전달에 있어 아주 좋은 화법이지만, 무엇보다 상대방의 변화가 목적이라면 수용도를 높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렇게 효과적인 어조는 아닐 수도 있다.
<?>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상대방에게 행동의 변화를 제안해 보는 형태이다.
직접적인 명령보다는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열어두는 방식이다. 무리하게 강요하기보다는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위해 개선을 요청해 보거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상대방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함으로써 자율성을 느끼게 해 주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부드럽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때 유용하다. 공감과 경청을 기반으로 한 접근법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감을 최소화하면서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너무 모호하게 표현하면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말의 어조는 상대방의 행동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고려하며 접근해야 한다.
조직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리더들이 사용하는 '말'은 보이지 않게 팀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극단적으로 폭언을 하는 몰상식한 리더들(?)이 아직까지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세대 리더들은 어느 정도 언어에 대해 이해하고 또 올바르게 팀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말'에 있어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며 자신을 점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더의 '말' 한마디로 오히려 동기가 저하되거나 정반대의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한 팀원이 찾아와 하소연을 하였다.
"팀장님과의 면담을 하는 도중 너무 불쾌해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제 역량을 의심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할 수 있으니 해보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서요."
"뭐라고 이야기를 하셨길래 그러실까요?"
" 올해 저에게 기대하는 것이 이런 부분 들인데, 이걸 할 수 있을 것 같니? 네가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지금처럼 하면 힘들 거다. 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도무지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저에게 신뢰가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해당팀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항상 조금 더 할 수 있는 팀원인데 못내 아쉬웠기에 그 부분을 좀 끌어내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좀 자극을 주고 싶었어요. 본인의 틀을 깨야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이야기했고 선택은 그 친구가 할 수 있도록 열어둔 거죠. 그 친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잘 도와주려고 했는데 뭐가 잘못되었을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진심 어린 제안인지, 아니면 상대방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진심으로 조언하는 경우와 '너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려울 텐데?'처럼 도전 의식을 자극하려는 방식은 같은 물음표를 사용해도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전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를 사용할 때는 상대방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행동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 적절한 어조를 선택하는 것’이다. 강한 어조로 명확한 지시를 해야 할 때가 있고, 부드럽게 제안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순간도 있다. 때로는 공감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변화를 원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팀원과의 면담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어조를 활용하는 것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잘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라며 방향을 제시해 주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라고 공감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누군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의 말이 어떻게 전달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적절한 어조를 선택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말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바로 팀원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이다.
그것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은 경우에 사용되는 말은 상황에는 맞을지 몰라도 상대에게는 맞지 않기에 자신의 의도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없다. 단순히 어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를 고민하고 의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팀원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진심으로 성장을 돕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하루 이틀 노력하면 '말'은 좀 세련되게 할 수 있어도,
진심 어린 마음까지 전하기는 어렵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적절한 말 한마디가 큰 문제를 해결하거나, 관계를 개선하고,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직 안에서 사용하는 리더의 말 한마디도 마찬가지이다 잘 못된 말 한마디가 문제를 더 키우고 팀원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반대로 지게 될 수도 있다.
리더라면 자신의 말이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소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