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시간을 희망에 기대어 살아왔다. 능력보다 자신감이 컸다. 굴곡은 있었지만 운이 좋은 삶이었다. 그래서 늘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불안에 기대어 살고 있다. 특별한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연스레 자신감은 하락했다. 속 을 많이 태우고 있다. 운이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자꾸 현실 에 부대끼는 게 버거워 책으로 도망쳐도 부정적인 단어만 콕 들어온다.
‘불안, 좌절, 질투, 버거움’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책을 골랐다. 배우 박정민(미래의 남자친구)이 쓴 《쓸 만한 인간》이었다. 그는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마지막에는 꼭 “다 잘될 거다, 잘되실 거다.”라고 쓴다. 환자에게 처 방이랍시고 내리는, 힐링이라 말하는 달콤한 말장난이 결코 아니다.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 비록 지금 불안해도 다 잘될 거다. 뭐 잘 안 돼도 언젠간 한 번은 잘될 테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즈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남자친구에게 고맙다. 비록 그 남자친구는 아직 나의 존재를 모르지만 말이다. 다 잘되면 곧 내 남자친구가 될 거다. 하여튼 다 잘될 거니 지금 내 남자친구가 맞다.
다 잘될 거니까.
다 잘될 거다.
박정민도,
나도,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