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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페루 리마에서(6)

망고 알러지라니

by 윤메로나 Jan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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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반다(동네 슈퍼)가 여기 저기 많다는것은

큰 슈퍼마켓인 웡마트를 이미 아침 저녁으로

산책삼아 며칠이나 다닌 후 였다

이제야 알록 달록 예쁜 거리도

피부색이 다양한 사람들도

그들의 미소와 표정들도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반다에서 남자 주먹만한 노란 망고를 두개 사고

이게 1000원 정도라니!!

하고 감탄하며 둘째와 셋째는 맛있게 망고를

해치웠다

한국에서도 이 둘은 망고 알러지가 있었지만

살짝 간지러운 정도지 그닥 심하진 않았었고

이렇게 크고 싱싱하고 저렴하기까지 한 망고를

어찌 안먹을 수 있냐며 약도 일주일치 있으니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달고 상큼하고 향긋한 노란 망고에

감동하며 먹고 망고 주스도 마셨다


그러나

행복한 망고와의 시간은 순식간에 악몽이 되었다

아이들의 볼과 입술은 부풀고 빨개지기 시작했고

얼른 지르텍을 먹였으나 약간 덜할 뿐

6일이나 약을 먹어서야 겨우 가라앉은게 티가 날

정도 였다


망고 알러지니까 현지 약을 사볼까해서

약국에 갔더니 작은 약 한 상자에서 두알을 꺼내

6.5솔이라고 했다

커다란 망고 두개는 1000원인데

알약 두알은 3000이 좀 안된다고?


나는 알약 두알을 들고 멍한 표정으로

딸과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을 시켰다

마침 주문하고 돌아선 내 앞에 한 페루 청년이

약 상자를 열더니 테이블에 약들을 쏟았다

8개씩 2개 총 16개가 담긴 알약 박스였다

순간 내 눈앞에서 하필 16개의 알약을 쏟은

사람이라니... 이렇다면....

난 왜일까 참지 못하고 남자에게 말했다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그럼요 물론이죠'

'제가 약국에서 알러지 약을 샀는데 박스에서

약을 꺼내서 두알만 주더라구요,  그런데

6.5솔이에요. 이게 흔한 경우인가요?'

'그건 말이죠 페루에서는 유명한 약국체인이

두개가 있는데 보통 약국마다 가격을 좀 달리

하기 때문에 박스로 10솔인데 다른곳에선 알약

두개에 6솔일 수가 있어요'

청년은 눈을 빛내며 열심히 설명을 했고

나는 이제야 이해를 했다


망고 알러지로 고생을 하던 두 아이는

망고는 물론 망고 주스도 먹지 않겠다며 굳은

다짐을 했다 필리핀이나 발리등에서도 망고

알러지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많고 대부분

동양인이라고 한다(망고는 옻과이고 캐슈넛도

같은 과이다)


이 맛있는걸 못먹다니

제주도민 시절 귤 알러지와 동일한 느낌의

페루비안의 망고 알러지일텐데

어쩔 수 없이 가장 저렴한 제철 과일인 망고를

애들 안볼때 슬쩍슬쩍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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