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데, 누구는 계획한 바를 모두 이루고 누구는 미루기에 급급하다. 왜일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예전의 나는 후자였다. 계획은 거창하게 세우면서도 실행은 늘 내일로 미뤘다. 운동계획표를 만들어놓고는 "오늘은 비가 와서", "오늘은 피곤해서", "오늘은 일이 많아서"라며 핑계를 댔다. 독서 목록을 적어놓고는 "시간이 없어서", "집중이 안 돼서", "딴 급한 일이 있어서"라고 합리화했다.
그런데 정말로 시간이 없었을까? 정말로 그렇게 피곤했을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 육퇴를 핑계 삼아 TV로 예능을 보는 시간, 별 의미 없는 수다를 떠는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다만 우선순위가 잘못되어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다르다. 매일 글을 쓰고, 달리고, 읽는다. 특별한 의지력이 생긴 것도 아니고,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것도 아니다. 그냥 하기로 했기 때문에 한다. 간단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그냥 하기로 했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나 역시 수없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큰 차이점은 핑계와 합리화를 그만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못한 이유를 찾는 데 에너지를 쓰곤 했다. 그런데 그런 변명들을 나열해 봐도 결국 해야 할 일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하는 게 낫다.
"오늘은 비가 와서 못 뛰겠어"라고 말하는 대신 우산을 챙기고 나간다. "오늘은 피곤해서 책을 못 읽겠어"라고 하는 대신 10분이라도 읽는다. "오늘은 글이 안 써져"라고 하는 대신 한 줄이라도 적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10킬로미터 달리기를 목표로 했는데 5킬로미터밖에 못 뛰었다면? 그래도 뛴 것이다. 한 시간 독서를 계획했는데 30분밖에 못 읽었다면? 그래도 읽은 것이다. 긴 글을 쓰려고 했는데 짧은 일기만 썼다면? 그래도 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연속성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계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의지력이 필요 없다. 양치질을 할 때 "오늘은 양치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물론 여전히 어려운 날들이 있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은 날. 그럴 때는 어떻게 할까? 그래도 한다. 최소한이라도 한다. 한 페이지라도, 한 바퀴라도, 한 줄이라도. 왜냐하면 잘 알기 때문이다.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내일 하지 않으면 모레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해?"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하기로 했기 때문에 한다. 하고 싶지 않아도 한다. 핑계를 대고 싶어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쁜 것일까? 때로는 스스로도 의문이 든다. 너무 경직되게 사는 것은 아닐까? 좀 더 유연하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경험상 유연함이라는 이름으로 포기하는 것들이 더 많았다. 지금의 삶이 완벽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고, 개선해야 할 점들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매일 글을 쓰고, 달리고, 읽는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결국 차이는 간단하다. 하고자 다짐했으면 그냥 하는 것. 무슨 핑계를 대거나 합리화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늘도 써야 할 글이 있고, 뛸 거리가 있고, 읽을 책이 있다. 그래서 쓰고, 달리고, 읽는다. 내일도 그럴 것이다. 쓰리고, 처음이 어렵지 쓰리고이 장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