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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co Oct 04. 2020

가자! 동경으로,

_동경에서

2. 가자! 동경으로,

여느 때 아침처럼 뜨겁게 내린 커피에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를 식탁에서 아삭아삭 먹으면서 눈은 거실 창밖을 향해 있었다. 여느 날 같으면 건물 사이에 작은 정원이 있어 나무가 보여야 했고, 그 나무들의 가지들의 흔들림을 보면서 아침을 먹는 것을 나는 좋아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별로 변화가 없던 동네였다. 하지만 최근은 좀 달라졌다. 오래된 건물들이 하나 둘 새로운 건물이 되어 가고 있었고, 내가 살던 집 주변의 건물은 새 건물들이 되어 가고 있었다. 토스트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음, 이제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남은 토스트를 한입에 먹고는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뒤늦게 일어난 파트너가 거실로 나오면서, 창문을 확인하고는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나를, 같은 생각을 하는 듯 바라보았다. 지금이다 싶었다. 

 「동경으로 가자.」


파트너는 이직할 회사를 찾고, 나는 집을 찾기로 했다. 처음 접해보는 일본의 부동산 시스템. 몇 번의 좌절을 겪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집으로, 먼 이사를 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사 오기 전, 그 이전의 이야기, 


파트너의 직장이 거의 정해 질 무렵 우리는 2주 정도 도쿄에 머무르면서 집을 찾게 되었다. 2주간의 일정은 신주쿠 중앙공원 근처' The knot tokyo'라는 호텔이었다. 적당한 가격에 넓은 로비와 베이커리 카페 식당이 잘 갖추어져 있어 우리에겐 더없이 알맞은 호텔이었다.

 ㅡ 1층 홀에 큰 테이블이 있는 호텔이었다. 호텔방은 작으니까 눈을 뜨면 노트북을 가지고 호텔 로비로 내려가서 커피를 한잔 시키고 일본의 부동산 사이트를 필사적으로 뒤적였다. 좋은 집을 찾으면 노트를 하고 그 당시 우리를 도와주던 부동산 레지던스 회사에 연락을 하고 집을 하나하나 보고 다녔다. 어느 동네로 갈 지도 정하지 못해서 집을 볼 수 없는 날은 모르는 동네를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 살기에 어떨까 조사도 여행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서 무작정 걸어 다녔다. 


무더운 여름 우리는 여행이 아닌 살 곳을 찾아 도쿄의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고 관찰했다. 여행하며 보던 거리와 집을 구하기 위해, 거주하기 위해 보는 거리의 판단에는 간극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도시에서의 삶을,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의 낯선 곳의 첫 번째 임무인 집 찾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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