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이 빛난다. 어떤 별은 밝고, 어떤 별은 희미하다. 어떤 별은 빨갛고, 어떤 별은 파랗다. 그 별들이 모여 별자리를 이룬다.
내 안의 감정들도 그렇다.
분노라는 별이 있다. 빨갛고 뜨겁다. 가끔 너무 밝아서 다른 별들을 가린다. 그럴 때면 내 밤하늘은 온통 붉게 물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분노만이 존재한다.
슬픔이라는 별이 있다. 푸르고 차갑다. 은은하게 빛나지만, 그 빛은 깊다. 슬픔이 클 때면 내 밤하늘은 온통 파랗게 물든다. 고요하지만 외롭다.
기쁨이라는 별이 있다. 노랗고 따뜻하다. 이 별이 빛날 때면 내 밤하늘이 환해진다. 다른 별들도 함께 빛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이 아름답다.
불안이라는 별이 있다. 깜박거린다. 안정적이지 않다. 이 별이 나타나면 다른 별들도 함께 흔들리는 것 같다. 내 밤하늘이 불안정해진다.
사랑이라는 별이 있다. 가장 밝다. 이 별이 나타나면 다른 별들이 작아 보인다. 아니, 사실은 다른 별들도 함께 밝아진다. 사랑이 있을 때, 내 밤하늘은 가장 아름답다.
고독이라는 별이 있다. 혼자 떨어져 있다. 다른 별들과 거리가 있다. 처음에는 외로워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그 별도 고유한 빛을 낸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처럼.
희망이라는 별이 있다. 작지만 꾸준하다. 아무리 어두운 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 별이 있어서, 나는 견딜 수 있다.
이 모든 별들이 나를 구성한다. 어떤 날은 분노가 지배하고, 어떤 날은 슬픔이 지배한다. 어떤 날은 기쁨이 전부인 것 같고, 어떤 날은 불안이 모든 것을 흔든다.
별자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보는 시점에 따라,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내 감정의 별자리도 그렇다.
어제 본 별자리와 오늘 본 별자리는 다르다.
어떤 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아침에는 기뻤는데 저녁에는 슬프다. 어제는 사랑했는데 오늘은 화가 난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럴 때면 나는 밤하늘을 떠올린다. 별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다만 우리가 보는 각도가 다를 뿐이다. 내 감정들도 그렇다. 언제나 내 안에 존재한다. 다만 어떤 감정이 더 밝게 빛나느냐의 차이일 뿐.
나는 하나의 감정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감정들의 집합이다. 분노도 나고, 슬픔도 나고, 기쁨도 나고, 불안도 나다. 사랑도 나고, 고독도 나고, 희망도 나다.
이 모든 별이 모여 나라는 별자리를 이룬다.
어떤 별은 싫다. 분노는 너무 뜨겁고, 슬픔은 너무 차갑다. 불안은 너무 불안정하고, 고독은 너무 외롭다. 그 별들을 지우고 싶다.
그래도 지울 수는 없다. 그 별들도 내 일부니까. 분노가 없으면 부당함에 맞서지 못한다. 슬픔이 없으면 상실을 애도하지 못한다. 불안이 없으면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다. 고독이 없으면 나를 만나지 못한다.
모든 별이 필요하다. 밝은 별도, 어두운 별도. 따뜻한 별도, 차가운 별도. 그 모든 별이 모여 내 밤하늘을 완성한다.
나는 나의 별자리를 사랑하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혼란스러워도. 이것이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