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은 오래 걸린다. 어떤 별에서 출발한 빛은 수천 년을 여행해 지구에 도달한다. 그 별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빛은 여전히 우주를 가로지른다.
나는 이 글들을 쓰며 생각했다. 내 감정도 그렇지 않을까.
우울했던 날, 광기에 휩싸였던 날, 사랑에 빠졌던 날, 일상을 반복했던 날. 그 순간들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 출발한 감정들은 여전히 시간을 가로질러 흐른다. 내 안에서, 그리고 이제는 이 글을 통해 당신에게.
나는 내 감정의 궤도를 그렸다. 블랙홀 같은 우울, 초신성 같은 광기, 중력 같은 사랑, 계절처럼 돌아오는 일상. 그 궤도를 따라가며, 나는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다. 여전히 우울한 날이 있고, 여전히 혼란스러운 날이 있다. 감정은 여전히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그것을 기록할 수 있다. 이름을 붙이고, 관찰하고, 별자리를 그릴 수 있다.
당신도 그렇지 않을까.
당신도 블랙홀 같은 순간을 겪었을 것이다. 빛이 보이지 않는 순간. 모든 것이 무겁고, 모든 것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순간. 그 안에서 당신도 특이점을 봤을지 모른다.
당신도 초신성처럼 폭발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터져 나온 순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한 순간. 그 후의 텅 빈 침묵.
당신도 사랑의 중력을 느꼈을 것이다. 누군가를 중심으로 돌게 된 순간. 너무 가까워지면 충돌할 것 같고, 너무 멀어지면 잃어버릴 것 같은 그 아슬아슬한 거리.
당신도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같은 하루가 계속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른 하루. 나이테처럼 쌓이는 시간.
나는 내 궤적을 그렸다. 그것이 당신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내가 겪은 감정들이 당신의 감정과 닮아 있다면. 내가 그린 별자리가 당신의 밤하늘에도 보인다면. 당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
우리는 각자의 궤도를 돈다. 서로 다른 속도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하지만 때로는 궤도가 가까워질 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의 빛을 본다. 당신의 빛이 나를 비추고, 나의 빛이 당신을 비춘다.
이 글들이 빛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의 어두운 밤을 조금이라도 밝히는 빛. 당신도 우주의 일부라고, 당신의 감정도 의미 있다고, 당신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빛.
별은 혼자 빛난다. 하지만 별자리는 함께 만든다. 나는 내 별자리를 그렸다. 이제 당신이 당신의 별자리를 그릴 차례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의 별자리가 만나기를.
우주는 광활하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작은 존재다. 하지만 우리도 빛을 낸다. 작지만 분명한 빛. 그 빛이 누군가에게 닿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 거리를 가로지르더라도.
이 궤적이 당신에게도 닿기를.
당신의 궤적도 누군가에게 닿기를.
우리 모두의 빛이 우주를 가로질러, 서로에게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