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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Oct 31. 2024

퇴사 후, 회사에서 뻔뻔한 연락이 왔다

퇴사했습니다

드디어 퇴사했다!

어떨 때 퇴사한 게 실감날까?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뭐 입을지 고민 안해도 되고(유니폼 좀 줘요), 오늘은 또 어떤 문의가 들어올까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잔소리 들으려나 어떤 이슈가 터지려나 고민하지 않아도 될 때!

비로소 퇴사한 게 실감난다.


그러나.

이 평화를 깨는 빌런이 있었으니…




나를 개무시하고 괴롭혔던 Q대리.


내가 퇴사하기 전날, 그와 근 3개월 만에 악감정 없이 대화했다.

그냥 “퇴사하게 됐다” 정도의 말..

그리고 Q대리는 “회사가 문제지..”라는 대답 정도였고.


나는 이 대화를 끝으로 더이상 그에게 아무 생각이 없었다. 미워하는 것에도 체력이 필요하다고- 나에겐 그보다 중요한 게 많았고, 그는 내 브런치의 좋은 글소재에 불과했으니-  


그렇게 회사 마지막 출근일이 되었고, 나는 면대면으로 퇴사 인사를 전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서 메신저로 거의 모두에게 퇴사인사를 돌렸다(그간 감사했다 정도). 사실 복붙해서 수정 조금만 하면 되는데, 이 메신저 하나로 ‘인사 못했는데 좀 찝찝해..’라는 감정이 싹 내려가니 추천한다. 


그런데 유일하게 내 마지막인사 메시지에 답장 안한 사람이 바로 Q대리다! 다른팀 팀장님들도 다했는데, 당신이 왜때문에..? 그래서 그때 다시 알았다. 역시 인간은 변하지 않고, 이 사람은 정말 최악이 맞구나.. 예의가 없는 사람-


그렇게 퇴사하고 2-3일이 지난 후, 나에게 마지막 인사도, 답장도 안했던 Q대리가 아주 뻔뻔하게 카톡을 보내왔다.


“인수인계 파일은 원본이 원칙이에요^^ 파일 원본으로 보내주세용 ㅎㅎ 그리고 왜 엑셀로 다 안했나요?“

“전임자 인수인계 파일도 주세요~”


이 카톡을 받았는데 정말이지, 빡침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치밀었다.

이 인성파탄자 쓰레기 xx를 어떡하지..?


자기가 필요할 때만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고, 자기가 원치 않는 상황이 벌어지면 금세 정색하기의 달인.


정말 내가 달라고 하면 다 줄것처럼 보였나?


참고로 나는 원본으로 넘기기 싫었다(엑셀은 원본이다). 애초에 그렇게까지 열심히 인수인계서 안만들어도 됐다. 왜냐면 전임자가 만들어놓은걸로 돌려막기해도 됐으니… 거기다가 남이사 파일 형식까지 간섭하나?


내가 안그래도 당한 거 많은데, 퇴사한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가 있나?


그리고 원본 안줘도 된다.


뻔뻔한 그에게 내 대답은 이러했다.


“퇴사하기 일주일 전에 인수인계서 보냈는데 그땐 아무말 없었다가 왜 퇴사하니까 찾는건지요?그리고 인수인계서가 원본이 왜 필요한가요? 이미 다 삭제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엑셀과 피디엪으로 나눠서 작성했구요, 전임자가 준 파일도 이미 삭제해서 없습니다. 이전에 종이 뽑아서 본 거, 후임자에게 넘겼으니 그거 보십시오.“


(참고로 내 인수인계서 파일은 엑셀, 피디에프 모두 있었는데, 그만큼 내용이 방대했고 엑셀로는 도저히 설명 못하는 내용이 많아 피피티-> 피디엪으로 작업하였다. 이 자가 찾는 건 피피티 원본파일이었고..)



Q대리는 정말 회복불가한 쓰레기였던 것을 내가 깜빡하고 있었다..


+ 참고로 연차 때 받은 연락이며, 아직 정식 퇴사일자 전이었기 때문에 연락처 차단은 하지 않았다. 이게 맞는 거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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