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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긍정 Dec 05. 2023

노을 맛집

우리 집


 

마치 영화 ‘라라랜드’를 연상케 하는 저 메인 사진은 우리 집 거실에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이다.


우리 집은 남서향이다. 고층에 살고 있어서 해 질 녘이 되면 예쁜 노을을 볼 기회가 많다. 저렇게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날은 더욱 드물다. 아마도 기억에 늦가을 언젠가 일주일정도 저런 보랏빛 하늘색을 띠면서 해가 저물었던 것 같다.



 이런 하늘을 보고 있으면 왠지 감동이 밀려온다.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고, 괜히 글을 끄적이고 싶어지고 가만히 있던 아들을 꼭 끌어안아주고 싶은 그런 감정들이 끌어 오른다.


 원래도 예쁜 하늘 덕후이기도 하지만, 이 집에 이사 오고 나서부터는 노을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여행 가서도 노을 사진은 꼭 담아 와야 하고 집에 있을 때에도 해가 질 때쯤이면 창 밖을 응시하고 있다. 운이 좋은 것 같다. 남향이니 동향이니 잘 모르기도 하고 딱히 관심도 없었는데 앞으로는 이사 갈 때 남서향의 집을 찾게 될 것 같다.

 



 일출과 마찬가지로 일몰이 주는 감동이 있는 것 같다. 해가 저물면서 온 하늘이 노랗게, 빨갛게 혹은 분홍, 보랏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부러 일몰 시간에 맞춰 노을을 보러 노을 맛집들을 찾아가기도 한다.



 나만 보기 아쉬운 우리 집의 노을 사진들이다.

 한 움큼 쥔 모래들이 손에서 빠져나가듯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늘 아쉬운 나는, 하루가 또 저물어가는 하늘이라도 붙잡아 보려 눈으로 카메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 집, 노을 맛집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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