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트와 나이프

무딘 마음이 문제야

by 다보일

날이 화창하면 나는

도망가기 바쁘다


한눈에 모든 게 들어오는 카페에서

아주 예쁜 타르트를 두어 번의 나이프질로

부스러기 몇 개 없이 먹고 싶다는 것

그게 내가 바란 전부였다


그런 어설픈 마음으로

타르트 귀퉁이를 자르고

나이프는 자꾸 애달파서

타르트는 잘 잘리지 못하고

나이프는 손길을 뿌리치다 타르트를 짓이겼고

타르트는 반듯이 잘리지 못함을 나이프에게 원망했다


은조였다면 깨끗하고 반듯하게 잘랐을 거야

혜진이라면 날이 선 나이프로 바꿨을지도 모르지

나는 나라서 잘 자르지 못하는 걸까


너는

내 앞에 앉았다가

내 입가를 닦아주었다가

눈물을 닦을 티슈를 갖다 주었다가

타르트와 나이프가 잘못했다고 나무랐겠지

내가 아니라


카페에서도 도망쳐 나왔다

한겨울인데

해는 빛나고

잎사귀가 연둣빛이고

하늘은 청명해서

눈을 둘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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