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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히다 Jul 26. 2024

절망, 그다음  Action은 날갯짓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쿠르베의 <절망적인 남자> 행복할 준비


허영란의 "날개"라는

대한민국이 높은 성장률을 자랑했던 1980년대 초, 그 활기찬 시기를 담은 노래

절망적인 남자, 귀스타브 쿠르베, 1843-1845, 캔버스유채, 45 ×54cm



깜짝 놀란 표정, 홍조 띤 얼굴에 어쩌지 못해 벌어진 입,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눈망울. 거기잔뜩 경직된 눈썹까지.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왜 일이 이지경이 되었는지 감당이 안된다 표정을 저절로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더는 희망을 가질 수도 없고 절망에 빠져 버릴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강하보여준다. '나'라면 구태여 이런 절망적인 모습을 그렸을까?

아니! 아니었을 것이다. 절망은 나와 거리가 멀어야 하는 것이고 또 절망의 늪에 잠깐이라도 빠져 힘들어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니까. 그런 나이기를 바라지만 쿠르베의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그 남자의 절망이 내 것이 되고 도 모르게 절망빠져  몸 전체로 절망의 전율까지 느낀다. 어디 또 그뿐인가

절망적인 남자가 되어 경직된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잡아 함께 쓸어 올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의 분노에 찬 손목근육은 또 어떠한가? 부들부들 떨면서도 상황의 어이없음을 삭혀보려는 듯 

stop action으로 감추어 버린 손목근육 속 크고 작은 떨림들 절망은 깊이를 더해 준다.
당분간 절망에서 헤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푹 빠져 절망해야 한다. 

그리고는 절망의 늪에서 절절하게 얼마의 시간을 보낸 후 그다음 action으로 날갯짓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그림 주는 메시지는 절망으로 끝내자는 것일까? 아니다.

절망할 일이 있으면 과감히 절망에 빠져라. 그리고는?  일어나서 쫄지 말고 다시 걸어라.

 대한민국이 높은 성장률을 자랑했던 1980년대 초,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있었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허영란의 "날개"라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열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잘 담아낸 걷고, 뛰고, 날아오르라는 노랫말이 크루베의 <절망적인 남자>와  이렇게도 어울릴 수가 있을까. 젊은이들이여, 절망을 즐겨라.

그리고 절망 그다음 action으로 힘찬 날갯짓을 하라.

일어나 다시 한번 걸으며 꿈을 안고 뛰어라. 고뇌에 찬 인생이지만 일어나 뛰되 눕지 말고 날아라.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 한번 걸어라

뛰어라 젊음이여 꿈을 안고 뛰어라

날아라 날아라 고뇌에 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 말고 날아라

                                      - 허영란의 '날개' 노랫말 중에서-

 

행복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행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마 쿠르베가 절망적인 남자에게 던진 메시지도 이것이었을 것이고,  
허영란의 '날개'가 유독 떠오른 이유도 이것이었을 것이다.
 행복하려거든 먼저 행복할 준비를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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