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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Sep 03. 2024

주말 농장은 계속된다.

가을 농사를 해? 말아? 는  나만의  갈등이었다.

며칠 전 출장여행으로  직원들과 외국에 간 남편이 친절하게  주말농장주인의 카톡을 전달해 왔다.

아들과 내가 가서 배를 따라고 한다.

그렇게는  힘들어서 못하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출근 전에  주말농장에 가보자고 한다.

출근 복장으로  풀이 자란 땅을  뒤집고 퇴비를 뿌린다.

주말에 배추 모종을 심어야 한단다.

다른 밭은  심은 데가 많은데 우리가 늦었다며 자못 심각하다.

농사 시기를 놓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영락없는  본 투비 촌 남자이다.


몇 개 수확해 온 배는  단 냄새는 없고  실패의  향기만 진하다.

껍질이 너무 두껍고 과육이 단단해서  수분이 너무 없다.

올여름이 너무 더웠던 탓일까?


가지도 이제는 활력을 잃어가는 탓에  열리는 가지의 껍질 색이 진한 보라색이 아니다.  이렇게  가지도  한살이가 끝나가나 보다.

붉은 고추도 빨리 따서 더 말려야 하는데....

내 마음도 바빠지는 건  나도 어느새  농며(농장에 스며)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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