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심장의 땅

by 은파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한 하린은 차가운 러시아의 공기를 마주하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 뒤로 민준, 현우, 지우, 그리고 소연이 따라 내렸다. 다섯 사람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민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하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소연 씨, 김재호가 말했던 연구소에 대해 더 자세히 기억나는 게 있나요?"

소연은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시베리아 어딘가에 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Проект Ледяное Сердце'라는 이름을 기억해요."

"'얼음 심장 프로젝트'라는 뜻이군요."

서현우가 말했다.

모두가 놀란 눈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현우 씨, 러시아어를 할 줄 아세요?"

지우가 물었다.

서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김재호 밑에서 일하다 보니 조금 배우게 됐죠."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이제 우리에겐 단서가 생겼네요. 시베리아의 '얼음 심장 프로젝트'를 찾아야 해요."

다섯 사람은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로 향했다. 그들은 장기전을 대비해 모스크바에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한 후, 하린은 즉시 노트북을 펼쳤다. 그녀는 '얼음 심장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민준은 러시아 경찰과 연락을 취했고, 서현우는 자신의 옛 인맥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 지나고 밤이 깊어 갈 무렵, 지우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찾았어요! '얼음 심장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이 있는 문서를 발견했어요!"

모두가 지우의 주변으로 모였다.

"어디 봐,"

하린이 화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야쿠츠크 근처의 비밀 연구 시설···. 극저온 인체 실험···. 이건 분명 김재호의 연구소예요."

"야쿠츠크라···,"

민준이 중얼거렸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중 하나죠. 김재호의 실험에 딱 맞는 장소네요."

소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거기서···. 그가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걸까요?"

서현우가 소연의 어깨를 감쌌다.

"너무 걱정하지 마, 소연아. 우리가 그를 반드시 막을 거야."

하린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자, 이제 우리의 목적지가 정해졌어요. 내일 아침 첫 비행기로 야쿠츠크로 가시죠."

다음 날 아침, 다섯 사람은 야쿠츠크행 비행기에 올랐다. 창밖으로 보이는 끝없는 시베리아의 설원을 바라보며, 하린은 김재호와의 대결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야쿠츠크에 도착한 그들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서현우의 정보망을 통해 그들은 도시 외곽의 한 폐광산 근처에 의심스러운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거기가 맞을 거예요,"

하린이 말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해요. 김재호는 분명 우리가 나타날 걸 예상할 겁니다."

그날 밤, 다섯 사람은 폐광산으로 향했다.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그들은 조심스럽게 시설에 접근했다.

"저기요,"

지우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입구 좀 보세요."

모두가 지우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작은 금속 문이 있었고, 그 옆에는 키패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떻게 들어가죠?"

민준이 물었다.

하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리고 주변의 감정을 읽으려 노력했다.

"안에 사람이 있어요,"

하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명···. 아니, 세 명이에요. 그들은 긴장하고 있어요.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우리가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군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지우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린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조종하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

"제가 할게요,"

하린이 말했다.

"저들의 감정을 조종해서 문을 열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위험할 거예요."

소연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린은 미소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다른 선택권이 없어요."

하린은 눈을 감고 깊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안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 긴장, 그리고···. 의심?

하린은 그들의 의심을 더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의 마음속에 불안과 혼란을 더 심었다.

"뭔가 이상해···."

안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야?"

다른 남자가 물었다.

"모르겠어. 그냥···. 뭔가 잘못된 것 같아."

하린은 계속해서 그들의 감정을 조종했다. 그녀는 그들의 마음속에 공포와 의심을 키웠다.

"우리가 속은 거 아닐까?"

한 남자가 중얼거렸다.

"무슨 소리야? 김재호 박사님을 의심하는 거야?"

"아니···. 그냥···."

그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세 명의 남자가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혼란과 공포가 가득했다.

"거기 누구야?"

한 남자가 소리쳤다.

하린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우리는 당신들을 해치러 온 게 아닙니다. 단지 진실을 찾으러 왔을 뿐입니다."

남자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표정에는 혼란과 불안이 가득했다.

"당신들···. 김재호 박사님이 말씀하신 사람들인가요?"

한 남자가 물었다.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하지만 우리는 당신들의 적이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김재호에게 속았어요."

남자들의 표정이 흔들렸다. 하린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의심과 혼란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럼 증명해보세요."

다른 남자가 말했다.

하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감정 조종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진실에 대한 갈망, 정의에 대한 열망을 끌어올렸다.

"당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걸 느낄 수 있어요,"

하린이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들도 이게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김재호의 실험이 위험하다는 것을 당신들은 잘 알고 있어요. 우리와 함께하면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습니다."

남자들의 표정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는 이제 결의가 서려 있었다.

"당신 말이 맞아요,"

한 남자가 말했다.

"우리도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요. 들어오세요. 우리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하린과 일행은 조심스럽게 시설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차갑고 음산한 분위기였다. 벽면에는 얼음 결정이 자라나 있었고, 복도를 따라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김재호 박사님은 지하 실험실에 계세요,"

한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그분은···. 변하셨어요."

"어떻게 변했다는 거죠?"

서현우가 물었다.

남자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분의 실험이···. 성공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대가로 그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셨어요.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거 같아요. 마치 얼음 인간처럼···."

하린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재호가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를 막는 게 더 어려울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섯 사람은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지하 실험실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갈수록 온도는 더욱 낮아졌고, 벽면의 얼음 결정은 더욱 두꺼워졌다.

마침내 그들은 거대한 철문 앞에 도착했다. 문 위에는 'Проект Ледяное Сердце'라고 쓰여 있었다.

"여기예요."

하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현우가 앞으로 나섰다.

"제가 열게요."

그가 문을 열자 차가운 한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왔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하린 씨."

하린은 숨을 들이켰다. 그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마치 기계가 말하는 것 같았다.

다섯 사람은 조심스럽게 실험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김재호가 서 있었다. 그의 모습은 하린이 기억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의 피부는 창백했고,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김재호가 말했다.

"모두 제 완성된 모습을 보러 오셨군요."

하린은 김재호의 감정을 읽으려 애썼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김재호 씨,"

하린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왜 이런 짓을 하시는 거예요? 왜 감정을 없애려고 하시는 건가요?"

김재호는 차갑게 웃었다.

"감정은 인간의 약점일 뿐입니다. 감정 때문에 우리는 실수를 하고, 고통받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완벽해졌습니다. 어떤 감정의 동요도 없이 오직 이성만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신의 영역입니다. 이제 완벽한 인간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그건 잘못된 겁니다,"

소연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감정이 없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에요. 그건 그저 존재할 뿐이에요. 마치 인조인간처럼···."

김재호는 소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

"소연아, 넌 아직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내가 이 모든 걸 준비한 이유는 다 너를 위해서야."

"저를 위해서요?"

소연이 싸늘하게 물었다.

김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의 아버지, 강태식···. 그는 한때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어. 하지만 그는 감정 때문에 죽었어. 그의 정의감, 그의 분노···. 그것들이 그를 파멸로 이끌었지. 그게 진실이야."

하린은 김재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말속에서 그녀는 오래된 상처와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강태식 선생님의 죽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하린이 추궁하듯 물었다.

김재호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그의 완벽한 감정 제어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의 기억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는 듯했다.

"강태식은 우리의 연구를 알아냈어요,"

김재호가 말했다.

"그는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나는 그게 인류를 구원할 열쇠라고 확신했어요. 우리는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겁니다."

"사고라고요?"

서현우가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

김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나는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제 부하들이 그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하필이면 그때 소연이와 친구들이 그 장소로 들어온 게 문제였어요. 그리고 그다음은 당신들도 어떻게 됐는지 다 들어서 잘 알 겁니다. 우리 현우가 뒤처리했으니···."

소연이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불쌍한 아버지···."

"너무 슬퍼하지 마라. 소연아,"

김재호가 말을 이었다.

"나는 너의 아버지를 죽인 죄책감에 시달렸어.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너를 보호하려고 했지. 감정을 없애는 것. 그래야 너도 네 아버지처럼 감정 때문에 고통받지 않을 테니까."

하린은 김재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주 희미했지만, 분명히 존재했다.

"김재호 씨,"

하린이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의 의도는 이해해요. 하지만 이건 분명히 잘못된 방법이에요. 어떤 경우에도 감정을 없애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순 없어요."

"맞아요,"

민준이 덧붙였다.

"감정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것이 없이는 우리는 그저 기계일 뿐입니다."

김재호는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에 잠시 혼란의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이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가 중얼거렸다.

"감정이 없으면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후회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린은 김재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온 힘을 다해 그의 감정을 흔들었다.

"김재호 씨, 당신 마음 깊은 곳에는 아직 감정이 남아있어요. 제가 느낄 수 있어요. 당신은 아직 완전히 감정을 지우지 못했어요."

김재호의 눈이 흔들렸다.

"그럴 리가···. 내 실험은 완벽했어···."

"아니에요,"

하린이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소연 씨를 걱정하고 있어요. 강태식 선생님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고 있고요. 그 감정들이 당신을 여기까지 이끈 거예요."

김재호의 표정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오랜만에 감정의 빛이 스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한 일들은···."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연이 더 앞으로 나섰다.

"우리도 당신을 용서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이제라도 멈출 수 있어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지금이라도 포기하세요."

김재호는 천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억압되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 같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가 흐느꼈다.

하린은 김재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제 모든 걸 바로잡을 시간이에요. 당신의 연구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당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해요."

김재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이제 후회와 결의가 섞여 있었다.

"그래요,"

그가 말했다.

"내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겠습니다."

그 순간, 실험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뭐야? 무슨 일이에요?"

지우가 놀라서 물었다.

김재호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안 돼···. 극저온 장치가 불안정해지고 있어요. 이대로 가다간 이 시설 전체가 폭발하고 말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다른 방법이 없나요?"

민준이 급하게 물었다.

김재호는 재빨리 일어섰다.

"지금 당장 제어실로 가야 해요. 거기서 시스템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겁니다."

다섯 사람은 김재호를 따라 제어실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심각해져 있었다.

"안 돼···,"

김재호가 중얼거렸다.

"시스템이 완전히 불안정해졌어요. 이대로 가다간 모두 여기서 죽게 될 거예요."

"다른 방법은 또 없나요?"

서현우가 다급하게 물었다.

김재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가 여기 남아서 수동으로 시스템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소연이 물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여기서 탈출하지 못하잖아요."

모두가 충격에 빠져 서로를 바라보았다.

"제가 하겠습니다,"

김재호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 모든 일의 원인이니까, 제가 전부 책임지겠습니다."

"하지만···."

하린이 말을 꺼내려 했지만, 김재호가 가로막았다.

"시간이 없어요. 당신들은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 저는 최대한 시간을 벌어 드리겠습니다."

하린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김재호 씨···. 감사합니다."

김재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제게 감사할 일은 아니에요. 그저···. 소연아, 나를 용서해 주길 바란다."

소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저씨···."

"자, 이제 가세요!"

김재호가 크게 소리쳤다.

다섯 사람은 마지막으로 김재호를 바라본 뒤 실험실을 빠져나왔다. 그들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

"아저씨!"

소연이 흐느끼며 외쳤다.

하린은 소연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한 거예요. 우리는 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해요. 그러니 어서 여기를 탈출합시다."

다섯 사람은 멀어지는 폭발음을 들으며 눈 덮인 들판을 달렸다. 그들의 뒤로 '얼음 심장 프로젝트'의 모든 시설이 무너져 내렸다.

며칠 후, 하린은 모스크바의 호텔 방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게 다 끝났다. 김재호의 조직은 해체되었고, 그의 연구 자료는 모두 공개될 것이다.

"하린아,"

지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가."

하린은 고개를 돌려 미소 지었다.

"응, 알았어."

하린은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설경을 바라보았다. 이번 여정을 통해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 감정의 중요성, 용서의 힘, 그리고 인간의 복잡성에 대해.

'이제 새로운 시작이구나.'

그녀는 이제 자기 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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