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그 작가가 아프리카 오지를 여행할 때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을 찾는 아이들이 이방인을 보고 모두 웃고 있기에 '가난하지만 참 행복한 아이들 인가보다'라고 생각하며 "너희들 지금 행복하니?"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행복하다고 답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작은 목소리로 "아니요"라고 답해서 깜짝 놀라 "행복하지 않은데 왜 웃어?"라고 다시 물었을 때 아이들은 슬프게 고개를 숙이며 "웃지 않으면 아무도 베풀어 주지 않거든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아이들이 미소를 지었던 것은 삶이 행복해서가 아니라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단 몇 푼이라도 얻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에 그 작가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고 내 가슴에도 콕 무엇인가 박히는 느낌 이었었다.
그 느낌을 장사를 하면서 다시 느꼈다.
어느 날 손님만 지나가면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장사가 안되어 고민에 빠져 있다가도, 남편과 말다툼을 하며 인상을 쓰고 있다가도 나의 손님이 될지도 모를 누군가 지나가면 얼른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뭘 찾으세요? 구경 좀 하셔요."
반사적으로 손님만 보면 얼굴이 펴지고 미소가 지어지던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어느 날 나의 그런 행동이 무엇이라도 팔기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진상손님을 만나도 웃어야 하고 아무것도 사지 않고 가도 웃어야 한다. 언젠가 그 손님이 내 손님으로 올 것을 생각하며 웃어야 한다. 마음속에 한가득 걱정거리가 쌓여있어도, 손님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었더라도 손님만 보면 웃어야 하는 것이 상인의 삶이다.
내가 어느 곳에 손님으로 갔을 때 그 가게의 주인이 나를 보고 인사도 안 하고 웃지도 않는 표정으로 있다면 나 역시도 그 집에서 무엇도 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밝게 웃으며 맞아줄 어느 집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러니 상인이 손님을 보고 웃는 것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전략 중에 하나이다. 어쩌면 가장 기본이고 첫 번째의 전략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으면 사고 싶지 않을 것이기에 연습을 해서라도 손님만 보면 반사적으로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물건, 어쩌면 더 좋은 물건을 파는 경쟁 상인은 주변에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웃픈 이야기지만 현실이다. 난 장사꾼이고 장사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어서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아도, 걱정거리가 가득해도, 손님 때문에 상처를 받아도, 손님만 보면 눈도, 코도, 입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