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아니면 모른다

마침내 피워낸 꽃 한송이가 얼마나 귀한지

by 꽃채운

씨앗이 아니면 모른다

-꽃채운-



잠 자던 씨앗들의 어깨를

빗물이 간지럽힌다

죽은 듯 고요했던 것이 다 거짓인 양

땅 속은 손 뻗는 작은 씨앗에 소란해진다


씨앗은 그 작은 몸이 믿기지 않을 힘을 내어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었다

톡톡 내리는 빗방울의 응원소리


비록 지금 흙더미를 뚫고 오르는 게 힘겨워도

싹 하나 틔우려 안간힘 쓰더라도

가지 하나 더 내밀기 위해 온 몸을 떨더라도

씨앗은 빗물소리에 포기하지 않는다


씨앗이 아니면 모른다

작은 씨들이 얼마의 노력을 해 내는지

빗방울들이 얼마나 목청껏 응원하는지

마침내 피워낸 꽃 한송이가 얼마나 귀한지


톡톡, 비가 내린다




얼마 전에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가을인데, 길가에 작은 새싹이 피었더군요. 잠시 서서 씨앗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하나가 얼마의 노력을 들여 싹을 틔웠을까 하고요. 우리 모두 씨앗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응원해줬듯 주변의 응원도 있었을겁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가지 하나, 잎 하나 더 내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는, 씨앗인 자신들만 알 뿐입니다.


씨들은 싹 틔울 날을 꿈꾸며 땅 속에서 수백년도 기다린다고 합니다. 모두 피어날 시기가 다르겠지요. 모두가 각각의 씨앗들이니까요. 여름에 피는 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이 있듯이 말입니다. 매년 피는 꽃도 있고, 수년만에 한송이만을 피워내는 꽃도 있습니다.


지금 땅 속에서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을지, 자라나 뿌리를 내리고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잎을 한장이라도 더 내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든 성장이 눈부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당장의 흙더미가 너무 무거워 뚫고 나오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반짝이는 연녹색 싹이 자라날거예요. 빗방울의 응원처럼 목청껏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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