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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 준 Oct 08. 2021

내 작은 도시 속의 세계

일상에 치이거나, 일상이 무료할 때 그리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기 힘들 때면 사람들은 여러가지 다른 방법으로 여행을 대신합니다. 구글 지도에서 스트리트 뷰를 통해 직접 원하는 도시를 둘러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나 대신 걸어 다니는 워킹 투어를 틀어놓거나, 자동차 혹은 기차로 떠나는 여행 영상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합니다. 유명한 연예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떤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고, 단순히 풍경만 나올 뿐인 영상이 조회수를 보면 100만 회를 훌쩍 넘깁니다.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 있는 예가 아닐까요.


이렇듯 한참 여행도 못 가고 일상에 치이다 보면 “우와, 더는 못 해 먹겠다. 참는 데도 정도가 있지. 이제는 그냥 떠나련다.” 하는 생각도 해보지 않나요? 여행에 대한 열망은 상사병 같아서 갈 수 없다는 걸 알면 더 가고 싶고,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리움은 깊어지니까요.


그러니 집안에서 모니터 속 풍경만 바라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때면 어떻게 당신만의 여행을 즐기나요? 하와이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대신 양양으로 향해 서핑을 즐길 수도 있겠죠. 트래킹이 취미라면 한 달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대신 제주도의 올레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요. 산을 오르고 싶다면 가볍게(?) 인왕산이나 북한산 같은 주변의 산을 오르거나 한라산, 설악산 정상에 올라 스위스의 마터호른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이렇게까지 하더라도 비행기에 오르고 싶은 갈망을 채우기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방구석 랜선 여행에 좀이 쑤셔서 어딘가 가지 않고는 못 버티겠다면 먼저 가까운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해보는 건 어떠세요? 아니면 SNS에서 본 이쁜 카페를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기껏 제안한다는 내용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라니 좀 실망하셨나요? 단순히 커피를 파는 평범한 카페에 대해 말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을 필요는 없었을 거예요. 이제부터 소개하는 카페는 여행을 대신할 수 있는 카페랍니다. 혹은 미리 경험하는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멀리 갈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집 앞에 있거나 버스로, 지하철로, 혹은 자가용으로 갈 수 있는 멀지 않은 장소를 소개할 테니까요.


스타벅스, 파스쿠찌, 폴 바셋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요 근래 새롭게 자리를 잡기 시작한 블루보틀 같은 해외 커피 전문점이 한국에 널리 퍼지며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는 이런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소규모임에도 다양한 매력을 뽐내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카페나 로스터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점점 새롭고 다양한 맛을 찾는 우리의 입맛에 호응하듯 해외 유명 카페와 로스터리들이 한국에 쇼룸 형태의 카페를 만들어 자신의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공식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원두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외국 스타일의 커피에 매료되어 현지의 독특한 스타일을 연구하면서 최대한 비슷한 형태로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카페도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해외 커피 브랜드와 제휴를 맺거나 직접 커피 원두와 각종 재료들을 수입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느 나라로 여행을 떠날지는 알아야겠죠?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의 카페들이 모여있는 호주. 그중에서도 커피의 수도라고 불리는 멜버른과 멜버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시드니를 둘러봅니다. 다음으로는 스페셜티 커피 열풍을 타고 비교적 최근에 화제가 되기 시작한 북유럽풍 커피, 일명 노르딕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들을 살펴봅니다.

커피를 논하는데 빠져선 안될 나라가 있죠.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호주, 미국 등의 커피 문화에 시초를 제공한 커피의 본고장이자 에스프레소의 고향이기도 한 이탈리아에서 커피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훑어보려 합니다.

미국의 커피를 스타벅스로만 기억한다면 미국의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서운함을 느낄 겁니다. 그만큼 미국의 커피 시장도 다양해졌는데요. 한국에서도 지속 가능한 커피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공정 거래와 다이렉트 트레이드 등을 확립한 미국의 프랜차이즈적이지 않은 맛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에서 실크로드를 지나 유럽까지 각국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카페들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커피 그리고 카페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모든 요소를 여행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문적인 방식으로 커피에 접근하기보다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난 여정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카페에 대해 이야기하듯 가볍게 풀어보려 합니다.

물론 조금은 깊이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읽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도왔습니다. 별다른 기대 없이 들른 카페라 하더라도 의외의 맛집이라면 커피 한 잔만 마시고 그냥 나가진 않겠죠? 구글 검색으로 카페의 정보도 찾아보고 내가 마신 커피는 어떤 종류인지, 어떤 원두로 내렸는지도 알아보고 싶을 테니까요.


이제야 여행의 출발선에 선 것 같네요. 앞으로 소개할 카페의 본점에 다녀와 본 사람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미 경험한 여행자에게는 멀리 가지 않고도 여행의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순간이, 앞으로 경험할 여행자에게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여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가 떠날 앞으로의 여행을 완성하기 위한 그런 기회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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