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비유저

엄마의 욕심, 너의 바람

by 모나리자

큰 딸아이가 올해 13살, 만 나이로 11살, 초등 6학년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그녀의 스마트폰 타령은 날이 갈수록 나를 옥죄여 온다.

작년, 그녀의 5학년 시절엔 같은 반에 폴더 폰 절친이 있었다. 말 그대로 한 반 스무 명 중 우리 아이와 아이의 친구만 스마트폰의 오너가 아니었다. 둘은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절친이 되었다. 물론 그것만이 그녀들의 사이를 돈독하게 해 준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에겐 함께 하는 운동이 있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춘기 아닌 사춘기 같은 사춘기 같은 그녀들이었다.

그녀들은 6학년이 되고 다른 반이 되었다.

이젠 그녀들은 각반의 유일한 스마트폰이 없는 자가 되었다.


우리 부부는 결혼할 때 텔레비전을 사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특별히 텔레비전이 없어도 괜찮다면 사지 말자는 남편의 말을 그냥 따랐을 뿐. 어차피 우리는 주말 부부였고 난 주중엔 친정에서 텔레비전을 보면 된다. 그러므로 그리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텔레비전 없이 시작된 나의 결혼 생활이었기에 우리 아이는 텔레비전 없이 첫 생애를 시작했고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 폰을 보며 식사하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 집에선 흔한 풍경이 아니었다. 뽀로로를 보아도 무심했던 그녀, 그녀가 열세 살이 된 것이다.

<뽀로로를 봐도 감흥이 없던 시절>


작년 아이가 하교하고 집에 와서는 반아이들이 교실에서 최신 가요를 듣고 따라 부르는데 자신은 아는 노래가 한곡도 없다며 푸념을 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집에서 음악을 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성시경, 아이유, 이소라 같은 가수들의 노래만 들었지 최신 가요는 듣지 않았다. 당연히 아이는 그런 노래들을 알 수가 없었다. 반 친구들과 공감해야 할 건 해야지 싶어 앱을 하나 설치하고 가입해서 노래를 듣게 해 주었다. 그때부터였나 점점 아이는 자신 소유의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했다. 집에서는 자신의 패드로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으니 스마트폰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모두들 가지고 있는 그것을 갖고 싶어 한다.


우리 부부는 아직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고 싶지 않다.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불편함 없이 잘 지내왔는데 굳이 지금 주어야 하나 싶다. 스마트폰을 쥐어 줌으로써 온전히 기기의 사용 권한을 줄 수 있을지 아직 내가 자신이 없다.


올해 학교에서 에버랜드를 갔다. 모둠끼리 가서 무엇을 탈건지, 함께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미리 카톡으로 이야기를 할 거란다. 카톡이 없는 우리 아이가 엄마가 대신 톡방에 들어 가 달란다. 난 아이들의 톡방에 초대되었다. 단톡방이 열리고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열지 않고 바로바로 아이에게 보

여 줬다. 처음엔 자신만 카톡이 없는 것에 속상해했지만 크게 불평하지 않고 이야기를 잘 나눈 아이에게 고마웠다.

< 아빠의 어릴 적 장난감 딱지를 늘어놓은 모습>


친구들과 만나 몸으로 놀고, 눈을 보며 이야기 나누는 그런 시간을 아이가 더 누렸으면 좋겠다. 조금은 심심함 시간도 누렸으면, 문자로 이야기하고 작은 기기에서 울리는 알람을 기다리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멋진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날을 조금만 늦추고 멋진 추억을 소유하는 사춘기 시절이기를 바라는 나는 욕심 많은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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