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는 어머니

동갑내기 울 엄마

by 모나리자

올해 새 학년이 시작되고 학부모회가 열리면서 학교에서는 등굣길 지도해 주는 녹색어머니, 급식모니터링 등 학부모의 참여 활동을 신청받았다. 언제 다시 일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였으나 기회가 있을 때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큰 아이반으로는 급식모니터링을 신청하고 작은 아이반으로는 책 읽어주는 어머니 활동을 신청했다. 급식모니터링은 1학기에 신청해서 우리 둘째가 학교에서도 여전히 안 먹는구나를 알게 해 주었다. 급식실 여사님들의 깔끔한 정리와 급식 준비 양을 보고 놀라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이번달, 바로 오늘은 책 읽어 주는 어머니를 하러 가는 날이다. 학교 도서관 한쪽 자리에 앉아 원하는 아이들에게 30분 정도 책을 읽어 주는 활동이다. 읽어 주는 책은 내가 정해서 가져가도 되고 도서관 책을 읽어줘도 괜찮다고 했다. 어젯밤 오늘 수련회를 가는 6학년 큰아이와 도서관에 와서 나의 책 읽는 시간을 함께할 둘째 아이에게 내가 골라 든 두 권의 책을 허락받았다. 잠들기 전 한번 읽어 보려고 했으나 수련회로 들떠 있는 큰 아이 짐 챙기는 것 도와주고 숙제 하나를 자기 전까지 까먹고 있었던 둘째 아이 숙제 봐주느라 그만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아침 등교 시간 두 아이와 나란히 등굣길에 나선다. 아이들 학교 가고 나면 나는 집에 오지 않고 산책을 하든지, 카페를 가던지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온다. 오늘은 집 근처 카페에서 요즘 듣고 있는 강의를 두 편 듣고 시간 맞춰 학교 도서관으로 가려고 짐을 다 챙겨 나왔다. 강의 듣고 책 좀 뒤적거리다 보니 30분가량 시간이 남았다. 카페에서 나오니 가을가을한 날씨가 아주 기분 좋다. 잠시 벤치에 앉아 그림책 두 권을 꺼냈다. 한 권은 큰 아이에게 내 동생이 사주었던 책이라 내가 몇 번이고 읽어 봤던 강풀의 ‘안녕, 친구야’였다. 제목만 보고 골라 들었던 다른 한 권은 언제 샀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


‘동갑내기 울 엄마’

먼저 집어든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본다.

읽다가 멈추고, 잠시 목이 메고, 다시 읽어 본다.

은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은비가 일곱 살이듯 은비의 엄마도 엄마로는 일곱 살이라는 말을 해주는 할머니의 마음이 손녀딸에게 자신의 딸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엄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누구의 엄마건, 살아 계시든, 하늘에 계시든…


이번주 토요일 엄마의 열 번째 기일을 맞는다.

나지막이 불러 본다.

“엄마…”


미리 읽어보길 잘했다.

하마터면 아이들 앞에서 오열할 뻔했다.

열세 살 엄마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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