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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Apr 30. 2024

안녕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안녕? 안녕! 푸른 잎들이 자라고 있다. 햇살이 비추고 조용한 빗줄기가 촉촉하게 온몸을 적시고 있다. 안녕? 인사를 하며 바라본다. 시야는 온통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너와의 시선이, 순간의 만남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끈다. 잘 자라고 있었구나! 살아 숨 쉬고 있었구나! 너와 나의 존재감을 느끼며 깨어있는 아침이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내리는 빗줄기는 요란하지 않고 부드러운 숨결로 대지 위를 적시고 있다. 사뿐히 내려앉으며 다치지 않을까 조심하는 네 마음이 보인다. 투명한 물방울이 하나둘 풀잎 사이로 스며들며 머문다. 수많은 물방울이 겹겹이 쌓이고 누군가의 에너지가 되어줄 것이다. 서로의 안녕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전해주고 무언가를 전해 받는다.


매일 눈부신 날이 펼쳐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아침도,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도, 폭풍우가 찾아온 어느 날에도 매 순간 새로운 메시지가 전해진다. 항상 안녕하신가? 를 물으며 찾아온다.


바쁜 일상 속 놓치고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천둥과 번개로 잠시 쉬어가라고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로에게 안녕이라는 질문으로, 안녕이라는 인사로 머물다 사라진다. 단출한 말 한마디에 수많은 사연을 담고 전해준다. 안녕.


여전히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 마치 하얀 눈송이같이 포근하게 내려앉고 있다. 서로 마주했을 때 혹시나 아파할까 봐. 외면당할까 봐 부드럽게, 고요하게 다가온다.


회자정리,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헤어지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어있다. 그 순환 속에서 수많은 인연이 이어지며 끊어진다. 하지만 그 인연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로 자리하게 되어있다. 좋든, 싫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쁘다고 모든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다고 모두 좋은 건 아니듯이, 그러니 너무 슬퍼할 필요도, 너무 좋아할 것도 아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무늬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안녕하신가. 매 순간 어떤 감정 속에 머물 것인가? 그것은 자기 선택으로 좌우된다. 그러니 서로에게 내어주는 손길로 누군가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본다. 그 베풂은 결국 돌고 돌아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이치임을.


빗소리가 삶의 선율을 타고 춤을 추면서 메마른 대지 위에 내려앉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숙명인 것처럼 그렇게 하염없이 촉촉이 스며들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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