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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May 02. 2024

진짜 친구

-내면과의 만남


오늘도 누군가를 만난다. 만남에서 찾아오는 교감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남의 깊이도 수시로 변한다. 때론 편안했던 자리가 불편한 상태로 뒤돌아 나오기도 한다.


만남의 자리가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 때론 가면을 쓰고 앉아 곤욕스러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시간이 계속되는 날은 공허함이 찾아온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면의 또 다른 자아와 만나는 시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누구를 만나는 시간도 의미 있지만, 더 깊이 있게 울림을 주는 시간은 내면과 만나는 순간이다.


충만함의 시간 속에 자신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아마 그런 경우일 것이다.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대중 속 고독의 시간을 오히려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귀한 시간이 되어준다.


대부분 혼자만의 시간에 홀로 있는 것을 주저한다. 잡념과 심심함으로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과의 시간을 마주하며 고독을 즐길 수 있을 때 진정한 내면을 만날 수 있다. 그 마주함이 자신의 상태를 읽을 수 있고 한 뼘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수동적인 삶 속에 던져져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는 타인에 의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친구는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자신의 진짜 친구를 만나고 있는가? 매 순간 누군가를 갈급하는 자신을 만나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가? 군중 속에 있을 때 안도감을 느끼며 위로받고 있지는 않은가?


매 순간 누군가에게 둘러싸여 치이다 보면 진정 자신을 바라보기 힘들다. 누구를 만난다는 것에 현혹되어 필요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을 만나는 일에 게을리해선 안 된다. 자신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살아가는 삶을 펼쳐놓지 않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신이 주신 선물인 인생을 아무렇게나 던져놓지 않길 바라본다. 우리는 어둠 속 빛나는 소중한 별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길 소망한다. 그 소망의 끝에 내가 나를 만나 마주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와 마주하고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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