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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구 Oct 29. 2022

생면 파스타 맛집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1편

 나와 남편은 대학교 학회에서 만났다. 학회에서 내주는 팀별 과제를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다. 과제를 하면서 맛집을 주제로 한참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쯤 내가 가장 좋아하던 메뉴는 파스타이다. 지금 생각하면 좀 별로다 싶은 크림 파스타를 제일 좋아했다.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을 때 매번 파스타집에 갔다. 그 정도로 애정하는 메뉴였다.


“내가 꽤 괜찮은 파스타집을 아는데 같이 가볼래?”


 남편이 추천한 가게 A는 생면을 활용한 음식 메뉴가 유명한 곳이었다. 그 당시 대부분은 건면 파스타를 판매하고 있었고 생면 파스타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다. 면 자체가 간이 짭조름하게 되어 있어서 기존 파스타에 익숙한 나에게는 짜다는 느낌도 일면 들었다. 그렇지만 먹을수록 중독적인 맛이 좋았다. 크림 파스타에서 탈피하여 오일 파스타가 좋아진 것도 그 가게를 방문한 이후부터이다.


 그 당시는 남자 친구도 아닌 남자 사람 친구이던 남편과 단둘이 밥을 먹게 된 것이 바로 이 파스타집이다. 맛에 대해 진심인 이 사람과 한참 동안 음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재밌었다. 남사친에서 남자 친구가 되기까지 머나먼 여정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그 첫 단추는 바로 이 가게 A였다.


 파스타를 너무 좋아해서 만들어 먹을 지경이 된 지금도 오일 파스타를 좋아한다. 요리할 때 목표가 되는 맛은 남편과 함께 먹었던 알리오 올리오이다. 물론 게을러서 생면을 만들진 못하지만 건면으로 최선을 다해 만든다. 언뜻 짠 것 같지만 충분히 간이 된 맛이 나에게는 최고로 느껴진다. 이탈리아에 직접 가본 적이 없어서 이게 오리지널 알리오 올리오 맛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 파스타가 오리지널이다. 언젠가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면 어느 것이 진짜인지 확인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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