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며 사는 삶을 이룹니다
브런치에 처음 작가 신청 하던 때가 생각난다.
'여기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진짜 나는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느껴질 텐데 그럼 나는 정말 영원히 글을 못 쓰는 건 아닐까?'
나는 작가 신청을 누르지 못한 채 한참을 망설였다.
글을 쓰며 사는 삶은 나의 첫 꿈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동시 쓰기 숙제가 있었고 담임 선생님이 어느 날 종례시간에 이 시를 들어보라며 친구들 앞에서 나의 시를 읽어 주셨다.
"너무 잘 쓰지 않았니? 자 박수"
박수소리를 들으며 고개도 들지 못할 만큼 부끄러웠지만 그때 내 마음속엔 꿈이 생겼다.
'아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야겠다'
나의 첫 꿈은 글 쓰는 사람이 되었지만 나는 뛰어나게 글을 잘 쓰지도 못했고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갈 만큼 성적이 좋지도 못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나의 한계를 느끼고 너무 쉽게 꿈을 포기했다. 해보지도 않고 나는 안될 거라, 못할 거라 생각하고 글을 쓰는 삶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서야 다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았지만 많은 분들의 글 솜씨에 기가 죽었다.
'와 세상에 이렇게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은데 내가 글을 쓴다고?'
나는 브런치에서 글을 쓸 자격을 얻었음에도 도망쳤다. 오히려 작가가 되었는데 다른 작가분들과 비교가 되자 글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다른 분들의 글도 읽지 못하고 내 글을 쓰지도 못하였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엔 저렇게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나 같은 글을 쓰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글이 모두 다 같을 필요는 없잖아? 나만의 글을 일단 써보자. 쓰다 보면 길을 알게 되겠지'
그래서 용기 내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쓸까? 무슨 글을 써야 좋을까?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싶기도 했고 일을 하며 만난 손님들의 이야기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 모든 것들을 글로 남기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고 좋아해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전 브런치에 '저작권 글 공모전'의 타이틀을 보게 되었다.
'공모전? 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공모전이라는 글자를 보고 검색창에 '글 공모전'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한 사이트에서 지금 진행 중인 공모전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중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는 공모전이었다.
이미 우리 집에도 많이 있는 출판사부터 유명한 출판사까지 많은 곳에서 저학년부터 고학년을 위한 동화나 청소년을 위한 문학까지 공모전을 열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나는 도전해 보고 싶은 공모전 몇 가지를 노트에 적었다.
응모기간부터 자격조건 모집 부분까지 적었다.
짧은 건 5월 중순까지인 것부터 12월까지 기간이 남은 것들로 다양했다.
생각해 둔 소재는 없었지만 일단 써보자 싶었다.
한 번도 창작동화를 써본 적이 없어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른 채 무작정 노트를 폈다.
무슨 사건들을 쓸 것인지 분량은 어느 정도로 쓸 것인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막막했다.
200자 원고지 기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 인터넷을 뒤져 어떻게 분량을 파악하는 것인지부터 배웠다.
그렇게 첫 공모전에 며칠 전 응모했다.
단편도 장편도 아닌 애매한 분량의 원고를 장편에 제출했다. 제출 전 네이버 검색기에 맞춤법이 틀렸는지 일일이 붙여 넣기 해가며 수정하였다. 왜 이리도 띄어쓰기를 많이 틀렸는지 수정하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첫 응모라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응모를 눌렀다.
결과는 뻔하지만 첫 응모를 하고 나니 나머지 공모전들도 응모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
내 글이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렇게 쓰고 응모하다 보면 내 글쓰기 실력도 늘어나지 않을까?
내 꿈이 작가였다는 걸 아는 아이들은 내 책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빨리 엄마 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쓴 책을 읽고 싶어요"
'그래 너네가 더 크기 전에 엄마도 엄마가 쓴 동화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길 바라보자'
사실 돈만 있으면 어떻게든 내 이름이 박힌 책을 낼 수는 있을 거다. 소장용으로 하나쯤 만들어 아이들에게 짠하고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정말 열심히 써서 내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출판사의 연락이 오도록 달려보련다.
올해는 공모전에 계속해서 글을 내보는 것이 나의 목표다. 덕분에 글 쓰며 사는 삶이란 목표도 이룰 것 같다. 공모전에 응모하려면 매일 글을 쓰긴 해야 할 것이니.
오늘도 글을 써 내려간 모든 작가분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