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엄마도 노력하기
학교에서 4학년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시켜준다 하여 다녀왔다. 그러지 않아도 큰 아이가 최근 들어 아침저녁에 어지럽다거나 속이 울렁거린다는 말을 자주하여 검사를 받아봐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건강검진을 해준다니 겸사겸사 다녀오자 싶었다.
큰 아이는 평소에도 복통을 자주 호소 하였는데 작년에 한의원에서 진찰을 받아 보았을 때 배에 가스가 많이 차 있어 배가 아픈 것 같다 하셨었다. 그래서 유산균도 꼬박꼬박 챙겨주고 되도록 자기 전에 먹지 않도록 신경 써주었는데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어지럼증과 울렁거림까지 호소하니 영양 불균형의 문제인가 싶어 혈액검사를 알아보려던 참이었다.
학교에서 지정해 준 두 개의 병원 중 한 군데에서 검진을 받는데 선생님이 들어와 보라 하여 진료실에 들어갔다.
아이가 키는 큰 편으로 상위권인데 체중이 하위 5프로로 너무 말랐다 하셨다.
"선생님 혹시 지금 키에 평균 체중이 되려면 얼마나 찌워야 할까요?"
"8킬로는 쪄야 하겠네요"
"네? 8 킬로 나요?"
생각해 보니 큰 아이가 1학년 들어갈 때 20킬로 정도 됐으니 3년 동안 10킬로 정도밖에 안 찐 거다. 키가 그동안 커온 거에 비해 체중이 많이 안 늘긴 하였다.
작년에 한의원에서 아이가 소식하지 않는데도 체중이 늘지 않는 것이 영양분이 흡수되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것 같다 하셨어서 혹시 그런 이유로 살이 잘 찌지 않는 건지 여쭤보았다.
선생님은 우선 소화기 쪽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본 뒤 문제가 없다면 그다음으로 영양적인 부분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하셨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 한지가 언제였더라 생각해 보는데 남양주에서 살 때부터 자주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가 새로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나 보다 싶었다가 아침엔 어른들도 자주 배가 아프니 그런 이유이겠지 했다. 그 후로는 이런 증상이 오래가니 그러려니 하면서 넘겼던 나다.
체중이 늘지 않는 것도 체질이라고 언젠가는 다 찔 거라는 생각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 둘 이런 문제들이 생기니 엄마인 내가 참 무심했구나 싶다.
그나마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에는 병원이 상당히 많고 큰 병원도 몇 개나 되어 쉽게 진료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큰 병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소화기내과는 성인들만 진료를 봐준다 하였다. 큰일 났네 싶어 마지막 남은 병원에 전화해 보니 다행스럽게도 소아과 선생님 중 소화기내과 진료를 봐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 하였다. 당장 진료를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 주로 진료를 잡았다.
찾아보니 요새는 어린 친구들도 소화기 쪽에 염증이 잘 생기기도 한단다. 큰 문제가 없길 바랄 뿐이다.
진료도 진료지만 소아과 선생님이 나에게 주신 숙제가 남았다.
"뚱뚱한 사람만 운동하는 게 아니듯이 마른 사람도 운동을 해줘야 해요. 근육이 생길 수 있도록 운동을 틈틈이 하게 하고 먹는 것도 잘 먹을 수 있게 신경 써 주세요"
평일엔 학원까지 다녀오면 운동할 시간이 없는데 어쩌지 고민되었다.
"엄마 나 점심시간에 나갈 수 있을 때마다 축구도 하고 방과 후 농구도 하고 엄청 운동 많이 해요!"
자기 나름 운동을 많이 한다 생각하는 첫째지만 매일 30분이라도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할 수 있게 하면 좋을 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다.
2학기 방과 후에는 농구, 축구, 배드민턴 할 수 있는 운동과목은 다 등록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엄마의 미션은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음식 먹이기!
큰 아이는 다행히도 새로운 음식에 큰 거부감 없이 시도해 보는 편이니 입맛에 맞도록 요리를 잘해봐야겠다.
큰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는 일이 줄어들길, 어지럼증과 속 울렁거림도 없어지길 바란다.
건강한 몸을 지킨다는 게 중요하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으며 나도 아이도 좀 더 노력해야겠다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