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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참여수업 후

by 세아


지난 일주일 내내 아이들 방과 후 참여수업을 다녀왔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다녔던 전에 초등학교들은 과밀인지 학년별 반이 기본 10개는 될 정도로 학생들이 많았고 그만큼 원하는 방과 후 수업에 등록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었다.


큰 아이가 다녔던 첫 학교는 정원 수를 초과하는 경우 추첨 하여 인원을 뽑는 것을 촬영한 후 링크를 보내주었고 두 번째 학교는 선착순 등록을 하여 엄마들 사이에서 대학교 수강신청보다 치열하다는 말이 돌 정도로 인기 있는 수업 듣기가 려웠었다.

그래서 나는 방과 후 수업이라 함은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인원은 한정되어 있는 그야말로 내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랬기에 처음 이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 안내문을 받았을 때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수업을 사전조사 해두었고 무엇이든 좋겠다 싶어 떨어질 것을 염려해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수업은 등록해 주기로 했었다.


리고 등록날 당일, 등록 시작 시간 알람까지 맞추고 시간이 딱 되자마자 오픈런하듯 수강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큰 아이 방과 후 수업 등록 후 둘째까지 마치고 대기인원이 얼마나 되나 확인해 보는데 대부분의 수업이 정원에 훨씬 못 미치는 원이 등록한 것을 보았다.

"뭐..... 뭐지???"


25명이 정원인 방과 후 수에 반은커녕 자릿수의 등록된 인원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대기인원은 고사하고 폐강을 염려할 정도로 등록하는 아이들이 적었다.


이틀간의 모집 뒤 표 당일, 그동안은 생각해보지도 않던 폐강을 걱정하며 결과를 바라본 나는 신청한 모든 수업의 정원에 들었음을 확인하면서 폐강되지 않았다는 기쁨과 동시에 ' 아 돈 엄청 나가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그동안은 일 하느라 방과 후 수업에 학부모를 위한 참여수업이 있는 날도 갈 수가 없었는데 이번엔 빠짐없이 참여하여 우리 아이들이 어떤 태도로 수업에 임하고 있는지 잘 지켜볼 수 있었다.


집에서는 가끔 "너무 어려워요", "다니기 싫어요" 말할 때도 있어 수업에 따라가는 게 힘들진 않은가 걱정도 했었는데 5일간 지켜본 결과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수업 마지막 날, 11주 동안 아이와 방과 후 수업을 하며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평가하신 평가서를 보내주시는데 감사하게도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물, 론' 재등록을 위해 더욱 좋은 말씀만 남겨주신 거겠지만 부모로서 아이의 칭찬은 마치 나의 칭찬처럼 기쁘게 느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번 방과 후 수업 참여를 통해 내가 직접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선생님의 칭찬이 가득한 평가서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의 장점을 잘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집에서만 보면 '저거 저래가지고 학교에서 미움은 안 받나 모르겠네'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는 우리 아이들인데 선생님이 바라보시는 객관적인 평가를 보니 그래도 '희망'은 보이는구나 싶어 마음에 안도감이 들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 것 같아 아이들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것이다.


렇게 아이의 성장이 보일수록 부모인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 '학부모 관찰수업' 이랍시고 평소 나의 모습을 평가한다면 과연 어떤 점수를 받게 될까 생각해 보니 아찔 하였다.

툭하면 소리 지르고 화내는 엄마,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엄마, 아이를 조금 더 감싸 안아 줄 줄 모르는 엄마.

평균 점수도 기대하기 어렵겠다 싶어 마음이 콕콕 쑤시는 것이 반성하는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실천이 참 어렵다.

마음은 내일 더 좋은 엄마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하자 다짐하지만 이게 참 어렵다.


벌써 오늘 아침부터 신경을 건드리는 아이들의 행동, 말 한마디에 내 눈썹이 잔뜩 올라가며 조금만 더 건드리면 폭발하겠다 표를 내고 있었다.


'이러면 안 돼'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짐한다.


욕심내지 말고 하루에 세 번씩만 더 참기.

아이와 세 번 더 눈 마주치며 얘기하기.

세 번씩 더 웃어주기로 마음속으로 약속한다.


아이가 성장해 가는 만큼 부모인 나도 조금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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