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사교육은 마트 문화센터였다.
워낙 움직이고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하는 엄마를 만나 우리 아이는 6개월 무렵 문화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다.
마트 문화센터 강좌 시간표를 받아와 어떤 수업들이 있는지, 우리 아이 개월 수에 들어갈 수 있는 수업은 무엇인지 쭉 훑어본 후 인터넷으로 접수를 하였다.
그렇게 우리 아이가 처음 들었던 수업은 '오감발달'을 위한 수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앉을 수 있는 개월 수가 되자마자 데리고 나간 것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수업은 들어보겠다는 각오로 일주일에 몇 번이나 수업을 듣기 위해 마트를 찾았다.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도 가끔 시간을 내서 문화센터를 보내기도 하였고 아이가 7살이 되었을 무렵부터는 영어 방문 수업, 피아노, 미술 학원을 차례차례 보내기 시작하였다.
하나씩 시작한 것이 어느덧 쌓여 일주일 내내 아이는 어린이집이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명목 아래 학원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피아노는 다니다 말아서 지금은 아예 칠 줄도 모르고 미술 학원은 정말 다녔던 게 맞았나 싶을 정도로 그림 실력을 보면 엉망이다.
영어학원은 나름 큰돈을 내고 수업을 받았었는데 지금 시작하는 친구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니 괜히 돈 낭비 한건 아닌가 후회되기도 하다.
태권도도 품띠까지 따고 그만두었으니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다.
남들이 이맘때 이걸 보내니깐 우리 애도 보내볼까? 싶은 마음으로 보냈던 것들도 있다.
지금 보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는 조급함에 보낸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그때 아이가 그걸 배움으로써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고 익힌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게 지식뿐만이 아니라 참을성일 수도 끊기나 협동심일 수도 있다.
지금은 '그때 무언가라도 배웠겠지 좋게 생각하자'라는 마음이지만 솔직한 마음은 그냥 그 돈 다 모아놨다가 다른데 쓸 걸 후회가 되기도 하다.
주변을 보면 남들이 아이에게 무얼 시킨다더라, 어디를 보낸다더라 하면 '우리 아이도 보내볼까?'라는 마음으로 찾아보는 엄마들이 많다. 나 역시 그랬다.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남들 다 하니깐 하는 엄마들도 있다. 나도 다른 집 아이들이 다 하니깐 해준 것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릴수록 굳이 돈을 들여서 무언가를 시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어려서부터 시키면 좋다는 것들도 있고 효과를 보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남들 따라 우르르 따라가서 시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남들의 시선이 아닌 진짜 우리 아이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그것만 해주면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아이들이 어릴 때 친정에 몇 달간이나 맡기기도 하였고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며 친구들과 헤어지게 만들었다.
워킹맘이자 자영업자로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해 주지 못하는 것에 굉장히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시켜주고 조금만 해보고 싶다는 게 있으면 등록해 주었다.
나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그리고 엄마가 못 챙겨주니 학원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사교육을 시켰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돈은 돈대로 썼지만 아이에게도 남은 게 그다지 없는 것 같아 어릴 때 학원비로 쓴 돈들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내 마음 편하자고 학원을 보낼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시간 날 때마다 같이 마주 앉아 모래놀이도 해주고 놀이터에서 놀아줄걸, 퇴근하고 30분이라도 아이 옆에서 같이 하고 싶은 놀이 해 줄걸 후회가 된다.
남들 다 보내니깐 보내야 하나 혹시 고민하고 있다면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돈 모아서 나중에 아이한테 진짜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아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게 있을 때 그때 쓰라고 말해주고 싶다.
보내고 싶어도 해주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보낼지 모르니 그때를 위해 아껴두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