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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15. 2021

힘든 사람에 대한 연민

사람은 폭풍우 같은 자연현상에는 동굴이나 큰 바위 밑으로 피하면서 순응을 잘한다. 그러나 인간관계가 몰고 오는 폭풍우에는 저항하고 간혹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사람이 일으키는 바람과 비에 대해 저항하지 말고 순리에 맡기면 원래의 저항 대상이 자신의 무게에 눌려서 땅에 떨어지고 홀연 듯 나의 영역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내가 힘들어하면 더욱 집요하게 다가오지만 내가 초연하게 대하면 갑자기 사라진다. 사람들과의 어려운 일일수록 돌아가고 정지하고 멈춰서는 자세를 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대로 내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면 역효과가 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내가 말을 하면 말이 너무 많다고 하다가도 내가 말을 아끼면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다가가면 달아나고, 내가 포기하면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이성과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논리적 사고가 1초에 수 십 개의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비해 감정과 연결된 잠재의식은 1초에 1천만 개 이상의 정보를 처리한다고 한다. 흔히 인간관계에서 경험하게 되지만 사람은 타인의 말을 듣고 변하지 않는다. 가 변하려는 의지가 내면에서부터 일어나야 변한다. 내 속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러한 변화를 의식은 포착하기 어렵다. 매 순간 잠재의식이 접수하는 무한한 정보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서 온 몸의 세포에 전기적 신호로 전달된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결국 잠재의식이 계속해서 접수하고 처리하는 엄청난 정보들의 평균적인 대변자일 뿐이다. 누구도 자신이 왜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나도 가끔 내 자신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따라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른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힘든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언행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그가 자신이 무슨 언행을 하는지 스스로 모른다고 여기면 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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