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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n 29. 2024

분열적인 사회구조 개선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게 되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거운 몸의 느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서 듣게 되는 무례한 지적들, 거리에서 만나는 무뚝뚝한 표정들과 마른 시선, 쉬지 않고 들려오는 불편한 내면의 목소리, 불행한 사건들로 가득 찬 뉴스, 불필요하게 가짜 웃음을 지어내는 광고 속의 모델들, 어떻게 돈을 벌지 고민하는 순간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해답 없는 질문들이 우리를 늘 불편하게 한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또한 모든 어려움을 참고 인내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말기 자본주의의 환경이 엄청난 복합적인 중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민주주의나 경제학 원리는 100년 전에는 어느 정도 맞았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사회의 계층별 분화현상이 물밑에서 굳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커피를 마시고 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서 마치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행동할 뿐이다. 내가 혼자 아무리 조심해서 운전을 해도, 남이 나의 차에 충돌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내가 혼자 아무리 수양을 하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해도, 너무 자주 자극적인 요소들과 만나게 된다.

이제는 같은 현상에 대한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개념도 각자 다르다.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들도 각자 너무 다른 입장들을 쏟아낸다. 따라서 어떤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시각이나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토머스 홉스가 자연상태의 지배논리인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너무 위험하므로 각자가 주권의 일부를 사회에 위임해서 국가가 사회질서를 유지하자고 주장한 것이 1651년의 일이다. 그 이후 지난 400년간 절대왕정과 국가가  탄생하고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해 왔다. 그러나 21세기 초엽인 지금 인류는 전례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대부분의 국가들에 정의롭고 믿을만한 지도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통적인 산업생산 경제 시대는 막을 내리고, 가상화폐나 주식 등에 모든 것을 거는 투기적인 경제가 탄생하였다. 사회계약설에 따라 발전해 온 민주주의나 자본주의가 본래의 색채를 잃고, 다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과 같은 정글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

그러한 변화과정에서 인간성이나 인간에 대한 존엄은 존중받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이 이를 말해준다. 학생들이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지덕체를 모두 함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학교는 입시용 지식만 배운다. 군형이 잡힌 성인이 될 수 없는 교육 구조이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가 질주하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존경하고 싶은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맹수들보다 힘이 약한 인류가 자연을 지배하게 된 이유는 서로 힘을 합쳐서 협동정신으로 뭉친데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이 서로 협조하기보다는 서로 싸우고 물어뜯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간다. 사회를 만들었던 본래 인간의 정체성이 상실되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 지금은 사회전체가 마음이 아프다. 누가 사회적인 아픔을 치유해 줄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분열적인 사회 환경이 지속된다면, 그러한 사회 속에 사는 누구도 안전하게 느낄 수 없고, 또한 행복할 수 없다.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자존감을 지키려면 모두의 자존감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의 자녀들도 결국 불량식품을 먹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도 불편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나 혼자만 안락하게 살 수 없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분열 상태를 자각하고 나부터 새로운 마음자세를 수립해야 사회가 바뀐다. 협동심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기성세대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학창 시절 내내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운동도 하지 않고, 인격도 쌓지 않고, 공동체에 대한 기여심도 모른 체 입시 공부만 하면서 성장하는 자녀들의 미래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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