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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l 28. 2024

나의 성품 바꾸기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이다. 동물이나 로봇은 세상의 무대에서 주어진 본능이나 내장된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는 단역만을 수행한다. 그러나 인간은 감독처럼 자신의 인생을 설계한 다음, 스스로 주연이 되어 설계된 프로그램대로 움직인다. 만약 인생의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연 배우이자 감독은 스스로 인생의 대본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인간이 의식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행하면, 그 프로그램은 습관이나 버릇으로 변하고 몸에 체화되어 잠재의식에 따라 장기적으로 실행된다. 예를 들어 철부지 시절에 배웠던 술과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인간 감독은 스스로 술과 담배를 끊는 결정을 내린다. 그런 결정이 결단으로 변하여 강해지면 술과 담배의 유혹이 다가와도 참는 선택이 계속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몸이 그러한 참는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이후에는 따로 노력을 안 해도 내 속의 영화배우가 금주와 금연을 장기적으로 실천한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과거 언젠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마음속에 새겨진 각종 버릇과 습관이라는 프로그램에 따라 나타난다. 따라서 자주 우리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역으로 우리가 어떤 버릇이나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나아가서 우리의 성품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다. 내가 만약 사소한 일에도 자주 화를 내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외부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린다면, 우리는 그러한 부정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반대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냉정하게 처리하고, 오히려 나를 속상하게 만드는 상대방에게 연민을 느끼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진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정적인 성품이나 어진 성품은 현재의 마음 상태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나의 성품을 점검해 보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자 특성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성품이나 습관을 디폴트 상태로 여기고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주변 환경이나 남 탓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마음 밭을 고쳐 보려는 노력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고정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주변 환경은 각자의 이유가 있으며,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 때문에 발생한다. 만약 친구가 나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기분 나쁜 상태가 있기 때문이다. 기분 나쁜 상태에 있는 사람은 어떤 현실에 직면하더라도 모두 자신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요인으로 간주한다. 사실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중립적이다.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남의 말이나 주변 환경을 기분 나쁘게 느낀다면, 그것은 내 마음속에 먼저 기분 나쁜 환경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 마음이 기쁘다면, 누가 살짝 기분 나쁜 말을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이처럼 나의 모든 반응은 우선 내 마음속에 있는 어떤 성품에서 결정된다. 내가 세상을 긍정적인 으로 바라보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어려운 환경도 쉽게 쳐 나갈 수 있다. 그냥 내가 세상을 온통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아주 사소한 일도 언제나 침소봉대하여 보고, 화를 내거나 답답해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될 일은, 내 마음이 평소에 어떤 렌즈를 가지고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다. 부정적인 렌즈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하고 손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주어진 세상인데, 굳이 부정적인 렌즈를 끼고 매사를 어둡게 봐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 한 달 정도 이상,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여기에는 어떤 사연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좋게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내 품성을 스스로 고치는 방법이다. 주연이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감독으로서 인생 대본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 다음 새로운 긍정적인 대본을 가지고, 주연 역할로 돌아가면 된다. 먼저 이런 일이 나에게 이루어진다면, 먼저 지금 나의 병이 치유된다면, 먼저 나의 아내가 나에게 기분 좋게 해 준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면, 그다음에 나가 움직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러한 관념들은 나의 행동 개시 시점을 주변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조치에 맡기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서 나의 인생과 감정을 타인의 행동에 맡기는 것이다. 그건 나의 인생이 아니다.

내가 먼저 변하고, 변하는 방향은 간단하다. 온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프로그램을 내 스스로에게 주입하는 작업이다. 세상에 좋은 일과 나쁜 일 사이에는 동전의 면과 뒷면과 같은 시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원래 세상은 중립적이다. 우리는 자연적인 태풍이 불고 지진이 일어나면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람이 일으키는 지진이나 태풍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한다. 왜 그럴까? 내 마음속에 다른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프로그램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아내는 나에게 이렇게 대해 줘야 하고, 내 자식들은 기대대로 성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자식들도 자신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알 수 없고 자신들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요인들이 그 사람의 언행을 지금 그렇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내 마음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건강하게 살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시간 날 때마다, 내 마음에 어떤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된다. 나는 모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은 선한 가치에 따라 행한다라는 결심을 매일매일 반복한다. 아침에 잠을 깨면, 이 결심을 처음으로 외우고, 저녁에 잠에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외운다.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이 결심을 외운다. 수십 년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한 달만 투자해서 노력하면, 내 마음속에 새로운 습관과 버릇이 생기고 나의 성품이 바뀐다. 그때부터는 내가 애쓰지 않아도 어느새 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있다. 신경가소성 원리에 따라 신경세포들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면, 새로운 습관과 버릇이 만들어지고, 또 시간이 지나면 나의 새로운 성품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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