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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Aug 02. 2024

겸손하게 살아가기

인생이란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기본 프레임인 생로병사의 붕어빵틀 속에 살아가기라는 반죽이 부어지고, 유효기간이 있는 일회용 빵이 구워지는 과정이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사실은 신과 대자연의 조화이자 흐름이다. 지구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와 인간은 생로병사라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다만 각자가 일정기간 동안 살아가기라는 현상을 체험한다. 의식이 깨어있는 동안만 세상을 경험한다. 인생 자체가 과정이며, 인생에는 과정만이 존재한다. 하나의 과정이 끝난 것처럼 보여도 곧바로 다른 과정이 시작된다. 언젠가 누구나 땅속의 곰팡이균에 의해 탄소, 산소, 수소, 질소로 해체되어,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존재들이 '내 빵이 크다 또는 네 빵의 색깔은 검다'라고 판단하고 서로 구분하며 살아간다.

우주의 부산물인 살아가기라는 삶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겸손하게 살지, 아니면 교만하게 살지이다.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은 세상을 중립적으로 인식하면서도, 모든 존재와 관계 속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이다. 반대로 교만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비교하고, 판단하고 자신을 높이는 자세이다. 겸손을 실천하면, 세상을 큰 그림 속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또한 중립적인 세상 속에서 감추어진 진리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아가서 긍정적인 면을 보게 만든다. 반대로 교만 속에 빠져 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자신의 고집 범위 내로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세상에서 힘들고 부정적인 면만 보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기에는 왕도가 없다. 누구나 특별하고 한 번만 살고 사라지기 때문에, 원래부터 기초가 다른 여러 사람들의 방법을 비교할 수가 없다. 사람은 서로 완전하게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냥 막연하게 남보다는 돈을 많이 벌고 큰 집에서 살면,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여긴다. 100억짜리 집을 사고팔았다는 유명인들의 뉴스가 겸손하지 못함의 본보기이다. 그런 숫자와 인공의 사치 속에 자신의 유한성을 숨기고 있다.

만약, 매사를 비교하고, 그 결과로 만족감을 느낀다면, 유감스럽게도 자신도 교만한 사람의 범주에 속함을 인정해야 한다. 겸손함과는 거리가 멀다. 겸손한 사람은 평온한 삶을 살고, 교만한 사람은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겸손하게 살면, 죽을 때 후회할 일이 줄어든다. 겸손하게 살기 위해서는 삶이 일으키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견뎌내야 한다. 교만하면 언제나 편안함을 추구한다. 교만하면 남의 말을 무시하고 경청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다. 교만과 무지는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 그런 혼합이 세상을 힘들게 만든다. 특히 리더들은 교만과 무지를 경계해야 한다. 옷을 아무리 멋지게 입어도, 내면의 성숙함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바쁘게 사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말도 자주 망각한다. 겸손하게 살자고 했던 어제의 결심도 잊어버린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잘 보이는 식탁이나 세면대 거울 위에 '오늘도 겸손하게 살자'라는 문구를 붙여두면 좋다. 성서에는 겸손(humble)이란 언급이 약 50회 나온다. 겸손하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이고, 부처가 말하는 8 정도와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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