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구경 여행의 시작
시대의 문화와 학문을 반영하는 지식 공유의 장, 도서관. 미국 여행 전 소소한 계획을 세운 게 있다면 도시마다 대표적인 도서관을 방문해 보는 것이었다. 갭이어 시작 후 1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책만 읽고 싶다는 버킷을 이루기에 최적화된 공간은 어딜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 싶은 바람이기도 했다.
나에게 책을 읽는 좋은 장소란 수렴과 발산이 조화롭게 응축된 곳이다. 제한과 자유로움, 단절과 개방, 몰입과 분산 이 모든 상반되는 개념을 시의적절하게 누리며 맛있게 책을 씹을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이 꼭 도서관이라고 한정 짓고 싶진 않지만, 공간을 찾는 사람들과 만든 사람들의 목적이 지식 정보의 탐구라는 명확한 한 방향을 가리키면서 그 도시의 문화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은 도서관이었다.
미국에선 총 6개 도시의 공립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Los Angeles, Seattle, Portland, San Francisco, New York, Chicago. 도슨트 투어가 가능한 곳들도 있었고, 도서관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곳들도 있었으며, 어떤 도시는 도서관보다 책방이 더 유명했다 → 로스앤젤레스와 포틀랜드는 서점 편을 추가했다.
건물의 첫인상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마치 소개팅을 하듯 감각적인 느낌에 맡겨 보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름 일관된 기준이 있었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조명, 책상, 의자, 천장)
쾌적한 환경(공기, 층고, 창문, 장비, 화장실)
직원과 방문객들의 매너
모든 도서관의 방문을 마친 지금, 수더분하게 쌓아둔 사진들을 정리하며 여정을 되돌아보고 기록에 남긴다. 서비스나 실질적인 이용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중요하지 않았기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진 않다. 오히려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보고 어떠한 상호작용에 충실했는지 있는 그대로 써보려 한다.
<도서관>
2. 시애틀 중앙 도서관
5. 뉴욕 공립 도서관
6. 시카고 공립 도서관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