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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4. 2024

[시대극 특집] <더 파라다이스> 시즌 1

<더 파라다이스>는 영국 최초의 백화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하여 전개된 시대극이다. BBC에서 방영되었고 뛰어난 여성 인물, 그리고 백화점을 이끄는 사업가의 지략 등이 더해져 개성 있는 작품이다. 시리즈는 시즌 2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밀 졸라 작가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라는 소설에 기반하였고, 드라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여인들이 쇼핑을 즐겼던 백화점을 일궈나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로맨스를 다루었다.


1. 드니스와 모레이 인물 소개

드니스와 모레이

주인공 '드니스'는 뛰어난 안목과 사업가적 기질을 가진 캐릭터이다. 그녀는 스코틀랜드에서 런던으로 상경해 파라다이스 백화점에 입사한다. 처음에 그녀는 여성복 매장의 직원이었지만 점차 백화점의 기획가이자 책략으로 성장한다. 한편 남자 주인공이자 드니스와 로맨스를 형성하는 '모레이 씨'는 파라다이스의 주인이다. 그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통해 과감한 사업을 펼치고 백화점을 확장하는 인물이다.


먼저 드니스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일해본 경험이 많이 없으나 옷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고 사업가적 수완을 가진 인물이다. 그녀는 모레이 씨의 약혼녀이자 맞춤형 재봉사 옷만 입는 캐서린 글렌데닝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춰 캐서린에게 기성복 드레스를 판매한다. 극중 드니스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가령 드니스는 '미스 파라다이스 핑크'라는 아이디어를 내서 매장에서 옷을 구매한 고객들 중 최고로 아름다운 부인을 뽑아 기념 사진을 발간하고 핑크색 꽃과 화관으로 명예를 안겨주는 행사를 준비한다.


드니스

또한 파라다이스에 아동복 매장을 설치해서 여성들을 유인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드니스가 '밤의 숙녀들'이라는 컨셉을 통해 개별적 초대장을 받은 숙녀들이 비밀스럽게 남에게 들키지 않고 란제리를 살 수 있는 vip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은 시장의 수요를 잘 읽는 그녀의 능력을 보여준다.


모레이와 캐서린

모레이 씨도 드니스 못지않게 사업적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성공적인 사업가의 딸인 캐서린 글렌데닝과 썸을 탄다. 모레이 씨는 글렌데닝 씨(캐서린 아버지)의 대출을 받기 위해 대금을 납품 업체에 외상으로 지불하는 조건을 걸고 파격 세일을 하루 동안 진행해 파라다이스에 손님들이 하루 동안 문전성시를 이루게 만든다. 일회성 행사지만 사업의 성공적 모습을 본 글렌데닝 씨도 모레이와 사업 파트너가 되면서 파라다이스는 더욱 확장된다.


이처럼 드라마는 드니스가 주변 인물들의 시기 질투를 이겨내고 커리어를 쌓고, 모레이 씨도 파라다이스를 키워나가는 스토리를 주로 한다. 여기에 더해 드니스와 모레이의 사랑, 두 사람과 캐서린 글렌데닝의 삼각관계, 그리고 여성복 직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져 입체적인 드라마가 되었다.


2. 주인공들의 사랑 관계

캐서린과 드니스

모레이를 둘러싸고 드니스, 캐서린의 치정이 드라마의 스토리라인 중 하나이다. 모레이는 캐서린의 아버지 글렌데닝 경이 파라다이스가 있는 전체 거리의 가게 소유권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캐서린과 결혼한다. 하지만 모레이가 진심을 느끼는 관계는 드니스이다. 시즌 1에서 드니스는 모레이의 결혼에 상심해 파라다이스를 잠시 떠나지만 결국 모레이가 캐서린과 결혼을 물리면서 드니스와 모레이의 사랑에는 다시 불이 붙는다. 이 두 사람의 사랑과 캐서린 가문으로부터 파라다이스를 되찾기 위한 드니스의 노력이 바로 시즌 2의 스토리이다.


3. 여성복 직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모레이, 클라라, 드니스

여성복 직원인 클라라는 드니스를 시기 질투하지만 사실은 그레이스라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였다. 그래서 그녀가 커미션 수당에 집착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그녀의 캐릭터에도 입체성이 부여된다. 동시에 클라라는 지금도, 당대에도 미혼모가 홀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웠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보여준다.


한편 클라라뿐 아니라 여성복 매장의 매니저인 오드리 씨도 드니스를 질투한다. 얼핏 보면 질투심 많은 상사 같지만 알고 보니 그녀 또한 전사가 있었다. 그녀는 파라다이스 맞은편의 개인 맞춤 의복점에서 일하는 드니스의 삼촌과 과거 연인 관계였지만 일을 위해 사랑을 포기한 인물이다. 오늘날에도 나오는 주제이지만 커리어와 사랑을 모두 갖기 어려운 여성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4. 입체적인 여성 서사 : 드니스와 캐서린의 경쟁

한편 <더 파라다이스>는 단순히 치정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두 똑똑한 여성들의 경쟁을 그려내면서 여성 서사를 더욱 다각적으로 전개한다. 가령 시즌 1 후반에서 드니스가 삼촌 가게로 옮겨가면서 파라다이스의 캐서린과 재봉점의 드니스 간에 지략 경쟁이 펼쳐진다.


이제 드니스는 러빗의 드레스 전문점을 다각적으로 변화시킨다. 여성용 드레스는 파라다이스가 훨씬 앞서가니 그것보다 저렴하고 접근이 수월한 남성용 수제 넥타이, 수놓은 베갯잇 등을 파는 것이다. 한편 그녀의 경쟁 상대로서 캐서린은 파라다이스가 드니스의 가게보다 흥행하기 위해 경쟁을 점화한다.


처음에는 드니스가 앞서가는 듯 보인다. 드니스가 행하는 기획들은 주로 영세 예술가였던 톨게이트 스트리트의 상점 주인들이 대중적으로 변모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협동조합을 구성해 모자, 드레스, 구두, 양산 등 거리 상인들이 파는 상품들을 세트로 제공한 후 전체를 사면 할인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거리 전체 상권이 활성화 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캐서린의 행보로 인해 대중 백화점을 이기기 어렵자 드니스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읽는다. 캐서린이 주문한 상품의 재고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활용해 해당 상품을 모두 주문하여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인들은 드니스 덕분에 공급이 한정되어 있을 때 수요가 더 많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챙긴다.


하지만 캐서린은 드니스에게 충분한 경쟁 상대이다. 캐서린은 과거 버전의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녀는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고 패션계의 화제인물이자 파라다이스 여성복의 선두주자이다. 그래서 그녀는 팔로워들을 활용한다. 즉 자신이 사는 모든 물건을 동네 숙녀들이 따라 사도록 유도한 것이다. 캐서린은 일부러 혼수를 파라다이스에서 장만하고 웨딩 드레스도 파라다이스에서 등한시되던 독특한 옷감을 활용해 의뢰한다. 현대판 인플루언스들이 사는 상품이 화제가 되듯이 캐서린이 산 옷감도 품질과 관계 없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처럼 캐서린과 드니스가 공수를 주고받는 것은 여성 서사를 입체화하는 데 한몫한다. 결국 시리즈의 후반부에서 캐서린은 새로운 남편과 결혼해 파라다이스를 차지하고, 결혼을 물린 모레이는 파리로, 드니스는 파라다이스에 남지만 시즌 2에서도 드니스와 모레이가 파라다이스를 지키기 위해 캐서린과 새로운 다툼을 벌이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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