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멈추면 노화가 시작된다

모기 물린 자국도 흉터로 남는 거 실화냐

by 숲지기 마야

30대 중반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30대 후반부터 아주 작은 상처 하나도 새살이 돋고 상처가 아무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겨우 모기 한 방 물렸을 뿐인데 흉터가 1주일이 지나도 그대로다. 재생 능력이 확연히 떨어진 것이다.


10대, 20대 때는 깊은 상처가 아니고서는 웬만하면 새살도 금방 차오르고 흉터도 옅어졌는데 이젠 아니다.


10대는 말할 것도 없고 20대만 봐도 피부가 그냥 아기 같다. 눈가 주름도 없고 피부도 탱탱하고 생기가 넘친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이미 오래전에 졌다.


어느 날 실수로 필터 없이 셀카를 찍었는데 나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화면 속에 있는 사람이 정녕 나란 말인가?'하고 놀라며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울긋불긋 붉고 검은 피부톤과 감춰지지 않는 온갖 잡티들, 눈가 주름과 점점 쳐져가는 얼굴 형태까지. 누가 볼까봐 무서워 얼른 사진을 삭제했다. 예전에는 나도 계란형의 예쁜 얼굴 형태였는데 어느 날 내 사진을 보니 얼굴이 점점 네모가 되어 가는 거다. 뼈대는 변하지 않았는데 얼굴 살이 처지니 얼굴 형태마저도 달라 보였다.


이래서 성형 수술도 하고 보톡스 주사도 맞고 비싼 돈 들여 얼굴도 가꾸고 몸매도 가꾸는 가보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지만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니 솔직히 씁쓸했다. 아무리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보이는 외적 아름다움도 무시할 수 없다.


성형 미인이 될 생각은 없지만 나이 들어가는 데로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강한 집념이 생겼다. 그래서 세안도 꼼꼼히 하고 주름과 미백 크림도 열심히 바른다. 마스크 팩도 일주일에 두어 번 해 주고 잘 마시지 않는 맹물도 수분 보충이 중요하다고 해서 마시려고 애쓴다.


휴대전화로 끊임없이 광고 문자가 날아온다. 그 제품을 바르면 잡티가 감쪽같이 가려지고 동안 피부 보장이라는 광고에 현혹되어 이것저것 용하다는 화장품을 구입해서 발라보지만 나에게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어 보인다. 광고 모델이니까 효과가 있는 것일까? 왜 피부는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단 말인가!


그렇다면 피부는 잠시만 보류하자.


얼굴만큼 몸매도 중요하다.

체중이 불었을 때 엄마와 언니들이 잔소리를 얼마나 해댔는지 모른다. 내 몸은 정직함을 타고나서 먹고 뒹굴면 3~4 kg은 금방 불어난다. 그래서 잘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살이 너무 빠져도 이제는 팍 삭아 보인다는 거다. 적정 체중 48~50kg을 유지해야 내 키에 너무 마르지도 너무 찌지도 않은 적당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다행히 달콤한 간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대로 유지는 하고 있다. 다이어터들의 적, 빵이 문제다. 아침식사는 주로 빵과 커피로 떼우는데 아침부터 탄수화물을 내 몸에 공급하다보면 불필요한 살들이 붙어가는 게 느껴진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시는 맥주 한 캔도 체중계에 올라설 때면 후회하게 만든다.


운동을 꾸준히 해 주면 좋은데 게으른 편이라 큰 맘먹지 않고서는 매일 해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내가 정한 체중의 마지노선을 초과했을 때만 조금 신경 쓰는 정도로 하고 있다. 뛰는 건 안 좋아해서 그냥 걷기만 가끔 한다.


피부와 몸매를 가꾸는 것도 부지런하고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거란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그 방면으로는 그다지 부지런하지가 않다.


그렇지만 꿈은 야무지게도 곱게 늙어가는 것이다.


주름이 늘어나고 피부 재생이 되지 않아 몸에 흉터가 늘어간다고 해도 고운 모습은 유지하고 싶다. 몸짱 할머니는 아니더라도 발걸음이 가벼운 할머니로 나이먹어 가고 싶다.


그래서 너무 피곤하지 않게 너무 신경쓰지 않을 정도만 적당히 관리하기로 했다.


나이 50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니 지금부터 준비하면 그때는 지금보다 나의 노화를 받아들이기 쉬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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