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여전히 No답

1 더하기 1은 어쩌면 3일 지도 몰라

by 숲지기 마야

나는 한 학년 당 4반 정도인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학년 친구들은 거의 다 아는 사이일 정도로 작은 학교를 다녔던 내게 중학교는 무척이나 낯선 세상이었다.


집에서 버스로 4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도심 초등학교 출신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한 학년당 12개 반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갑자기 커졌다. 그때까지 내가 경험했던 세상과 확연히 다른 엄청 크고 넓은 세상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중학교라는 사회생활도 적응이 힘들었는데 수업도 적응이 힘들었다. 과목이 너무 많았고 초등학교와는 수준이 너무 달랐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사건이 하나 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중간고사는 그럭저럭 시험을 쳤던 것 같은데 기말고사 때 성적이 확 떨어졌다. 그중에서도 수학이 수직하강으로 떨어졌다. 여자 수학선생님이셨는데 성적이 떨어진 아이들의 손바닥을 때리셨다. 내 기억으로 내가 제일 많이 맞았던 것 같다. 선생님도 내 손바닥을 때리시면서 "왜 이렇게 많이 떨어진 거야?"라고 말씀하시며 흘기시던 눈빛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러게 왜 그렇게 성적이 갑자기 많이 떨어졌을까? 그때부터였다. 요즘 말로 수포자가 된 게, 그게 나였다.


내게는 수학공식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옆에서 누가 도와줬더라면 조금 쉬웠을지 모르겠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학원이나 과외를 생각해 볼 형편도 아니어서 나는 그냥 모르는 채로 시험을 쳤던 거다. 그때부터 내게 수학은 공식에 대입한다고 해서 정답을 척척 풀어내는 그런 과목이 아니었다. 왜 이런 공식이 만들어졌고 왜 이렇게 대입해서 풀어야 하는지 설명도 없이 '이게 공식이니까 그런 거야.'라고 설명해 버리면 내 머릿속은 하얘져버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수학은 내게 아마존 밀림을 탐험한다고 상상했을 때와 같이 낯설고 두려운 미지의 세계다.


나의 세계가 갑자기 확장된 사춘기 중학교 시절부터 사공춘기인 지금까지 내가 푸는 인생 문제도 분명 어떤 공식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아직 그것을 푸는 방법을 깨닫지 못한 것 같다. 정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공식에 대입하고 문제를 풀었는데 예상치 못한 전혀 엉뚱한 답이 나온다. 그러면 삶은 내게 실망과 좌절로 내가 찾아낸 답이 '땡'하고 오답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성공한 사람들 부자가 된 사람들은 삶에 성공 공식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런데 그것이 방정식이나 피타고라스의 정의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만의 세상인 것처럼 그들만의 공식 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삶의 공식은 내가 만들고 싶은데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정답이라는 것도 애초부터 정해진 답은 존재하지 않고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를 풀지 않은 건 아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풀었지만 내가 풀어낸 답과 세상이 말하는 답과 많이 달랐을 뿐이다.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3이라고 해도 그것이 내 인생에서의 답인 것이다.


그래서 굳이 머리 싸매고 정답을 찾겠다고 애쓰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나를 좀 더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해 주고 여유를 선물해 주는 것, 그것이 내가 풀어낸 내 삶의 정답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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