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전 방글라데시의 이미지는 단순했다. 인도와 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 미세먼지가 매우 심한 곳, 잘 사지 못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이 3개의 이미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조합이다. 마치 데자와, 솔의 눈, 코카콜라와 같은 조합이었다.
다카의 맑은 하늘?
첫날 이 모든 것을 다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마자 난 동남아 특유의 쾌쾌하며 습한 공기 냄새. 그리고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 공항을 빠져나가지 못해 빵빵 거리는 차들. 내가 생각했던 그 모습이었다. 매일 뿌연 하늘과 차와 오토바이 사람으로 넘쳐나는 도시에서 난 지내고 있었다. 여기서 푸른 하늘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미세먼지는 20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렇게 공기가 더러운 것일까? 더러울 수도 있지만 콧물은 흰색, 노란색도 아닌 검정과 회색의 조화였다. 흰 양말은 하루만 나갔다 와도 회색 양말이 된다.
굴샨과 로컬 시장
수도 다카의 모습은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외국인들이 주로 지내고 있는 굴샨 지역은 쾌적하고 조용했다. 반면 도로 하나만 지나면 교통 체증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모두가 상상하던 혼잡하며 사람이 붐비는 개발도상국의 그 모습이다. 성비가 다른 것도 보였다. 내가 지내고 있던 굴샨과 백화점에서는 그래도 여성을 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로컬들의 삶으로 다가가는 순간 여자는 100명 중 2명에서 3명 꼴이었다. 종교적 이유 때문이었다.(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이다.) 남중, 남고, 군대를 거쳐온 나이지만 이렇게 남자만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너무 대비가 되는 지역을 하루에 두세 번 왔다 갔다 하면 할수록 나는 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 마음속에 받아들이기에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다카는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했다. 신호등이 없어 경찰들이 모든 교통을 통제했다. 횡단보도가 없어 눈치껏 빨리 건너야 한다. 도로를 건너는 순간, 빨리 달리던 차들은 내 앞에 갑자기 멈춘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어디서든지 우회전, 좌회전, 후진을 했으며 가끔 역주행도 찾아볼 수 있다. 도로 교통선은 그림에 가까웠다. 심지어 높은 벽을 넘어 우회전을 하는 차들도 있었다. 이렇게 혼잡하다 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경적을 울린다. 낮과 밤 가리지 않고 10층에서도 '빵빵'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곳에서 도대체 사고가 어떻게 안 나는 것일까?
조뮤나 퓨처 파크(백화점)와 로컬 시장의 과일
대부분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외국인을 존중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물건의 값을 2, 3배 이상 높게 가격을 높게 부른다. 흥정은 필수이다. 하지만 서비스 정신만큼은 최고이다.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상인들은 로컬 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과일을 시도 때도 없이 닦는다. 조금이라도 큰 마트를 가면 물건들은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 나열을 해 놓은 것 같다.호텔이나 마트를 가면 항상 차 문을 열어주고 모든 짐을 들어준다. 가끔 그들의 친절이 부담스럽다.
동료가 방글라데시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로 표현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 이야기를 나누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방글라데시의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 나온다. 하지만 '확실함'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인이 받아들이기에는 힘들다. 한국과 너무 다르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난 아직도 내가 방글라데시에 왔다는 사실을 까먹는다. 심지어 로컬 시장에서 방글라데시가 과일을 보며 '우리'나라 거라고 표현했다. 다른 곳에서 살고 있지만 한국이 그리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응하고 어떻게든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리움이 낄 곳은 아직까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