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택의 기준은 나 아닌 너야

by 김다희

임신 즈음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의 업무는 늘 야근을 전제로 했다.

어찌저찌 4년을 버텨왔지만, 한계가 왔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정시에 퇴근해 집에 먼저 돌아와 있을 남편도 눈에 밟혔다.

이직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몇 군데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그 시점, 나의 입덧은 절정을 향하고 있었다.

5분에 한 번씩 토악질을 해대는 탓에 면접응시는 포기해야만 했다.


다행히 일찍 전형이 마무리 된 한 회사가 있었다.

쏙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임신 전 기간 동안 단축근무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임신 중인 내게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 업무 환경, 전문성 등 나를 향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오직 아이만을 생각했을 때는 이직을 하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성장 환경을 고려해 직장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으로의 이사까지도 결정했다.


아이로 인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직장도, 삶의 터전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도.


더 이상 내 선택의 기준이 나만이 될 수는 없음을 느낀다.

어느 순간 내 선택의 기준이 되어버린 너,

네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길을 만드는 선택,

그 선택을 내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기적인 내가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게,

또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에요


당신으로 인해

내가 참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또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 뿐이에요


우리 함께라면

고맙고 감사한 일들,

앞으로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겠죠


나, 기대하고

또 기다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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