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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고, 나는 나다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

by 무아 Apr 05. 2025

관계에 있어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서운함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꾸만 기대하고 실망한다. 상대방의 태도는 내가 바꿀 수 없는 통제 밖의 영역인데도 말이다.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상냥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 주면 좋겠다.

이런 바람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이제는 안다. 상대방을 내 맘대로 조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개인은 각자의 우주를 만들며 살아간다. 그 우주는 너무나 정밀하고 거대해서 완전히 똑같은 우주는 이 세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 하나하나는 평행선을 달리는 선과 같다. 그 누구도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우주를 들여다볼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공감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각자의 경험을 통해 학습한 개인적 해석이자 짐작일 뿐이다. 상대방의 감정과 완전히 일치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니까.

너는 너의 입장이 있고, 나는 나의 입장이 있는 거니까.

너의 감정은 네 몫이고 내 감정은 내 몫이니까.


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지칠 때, 이 간단하고도 당연한 사실을 되새기는 것은 꽤나 도움이 된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이 한 문장 안에 수많은 진리가 담겨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좋은 시도이나 대개 자신의 감정만 소비한 채 별 소득이 없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수천번 시도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그 과정에서 본인만 상처받을 뿐이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지?’가 아니라

그냥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나와는 참 다르구나.‘라고 인정해 버리면,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든 초연해지게 된다. 상대방의 태도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이기적이게 행동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다름을 인정하면서, 내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배려는 좋은 것이다. 다만 그전에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에게 맞춰주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것은 진정한 공감이 아니다.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다음은 내 손을 떠난 문제이다. 내 노력을 상대방이 무시한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노력하는 것이지, 상대방은 거기에 보답할 어떤 의무도 없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의를 표시했다고 해서 내가 똑같은 호의를 베풀어야 할 의무가 없는 것처럼.


그러니 내 노력을 알아주고 그에 응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거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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