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뭐를 제일 잘하는 것 같아?

연애는 잘했던 것 같다

by 진이설

얼마 전 부모님과 외식하면서 들은 말이다.
식당 한편 TV에서 어린아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엄마가 내게 물었다.


“너는 뭐를 제일 잘하는 것 같아?”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한다고 했다.
그게 100명이든 1000명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딱히 잘하는 게 없었다.
그냥 태어난 김에 사는 사람이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도 없고, 보통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차에도 관심이 없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책을 좋아한다는 정도였다.


공부에도, 운동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날 이후로 계속 생각했다.
나는 정말 뭘 잘하는 사람일까.
그런데 아무리 떠올려도 특별히 잘하는 게 없었다.
그게 오히려 조금 신기했다.


나는 사람들과 금세 친해진다.
많은 사람 앞에서도 말을 잘한다.
아마 그게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자리도 좋아하고 노는 자리를 즐겼다.
춤은 못 췄지만 어릴 때는 자주 췄다고 부모님이 얘기하셨다.
그걸 잘한다고 말하긴 뭐해서, 괜히 답답했다.
헛살았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살아온 인생 40년.
앞으로 2~30년은 더 남았으니,
이제라도 내가 잘하는 게 뭔지 찾아봐야겠다.


사람은 결국 자기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

남의 방식으로 살면 어느 순간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연애는 잘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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