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풀어낸 UX 디자인: 프로들의 10가지 비밀
비밀 3 : 무의미한 정량적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
'정량적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받아보는 수많은 숫자들... 막막하진 않으셨나요?
1,000이라는 숫자에 어떤 기준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이 숫자는 큰 수가 될 수도 있고 작은 수가 될 수도 있죠. 무의미한 정량적 데이터에 기준을 부여하여 의미를 도출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데이터를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죠.
비즈니스 달성 목표는 도메인의 종류, 판매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데이터는 목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정량적 데이터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활동들이 반드시 필요해요.
비즈니스 특성별로 목표 설정
필요한 지표 설정
필요한 데이터 수집
데이터의 기준 정의
자, 그럼 하나씩 시작해 볼게요!
우리가 지표와 데이터를 혼용해서 쓰곤 하는데 두 단어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에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수집된 사실이나 숫자를 말하고 지표는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하여 성과나 추세를 나타내는 값을 말합니다.
[지표 (Metric, Indicator)]
특정 목적을 위해 분석, 계산, 요약 통해 도출된 값입니다. 추세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월별 평균 매출, 월별 고객 만족도 점수, 연간 시장 점유율 등이 있어요.
[데이터 (Data)]
관찰이나 측정을 통해 수집한 숫자의 집합입니다.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숫자들로 예를 들어 일일 매출액, 월별 고객 방문 수, 총 제품 판매량 등의 숫자들이 있어요.
즉,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가 데이터예요.
'목표 달성 추이를 보려면 이것만 보면 됩니다'는 지표이고 '지표를 보기 위해 이 숫자들을 확인해야 합니다'는 데이터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질문! 지난 3년간의 월평균 매출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는 뭘까요?
네, 바로 '일일 매출 데이터'입니다.
자, 이제 정말 준비되었으니 시작해 볼게요!
주요 목표는 비즈니스 도메인에 따라 달라져요
비즈니스 도메인은 기업이 어떤 시장에서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파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세상에 도메인 종류는 무수히 많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몇 가지만 예시를 들어볼게요.
・온라인 쇼핑몰 : 판매 증대, 장바구니 이탈률 감소 등
・오프라인 쇼핑몰 : 판매 증대, 운영비 감소 등
・온라인 소셜 미디어 : 사용자 참여도 향상, 콘텐츠 조회수 증가 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 : 강사의 강의 등록률 상승, 고객의 학습 완료율 향상 등
・오프라인 학원 : 학생 수 증가, 거점 지역 확대 등
・온라인 헬스케어 앱 : 환자 만족도 증대, 사용자의 신뢰도 상승 등
[※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는 아래의 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어요.]
https://brunch.co.kr/@kkokkodaec/23
하지만 그때그때 달성 목표는
비즈니스 도메인의 특성과 상관없이 설정될 수도 있어요
참고로, 위의 예시는 '비즈니스 도메인'별로 달성해야 하는 일반적인 목표를 설정한 모습인데요.
기업 상황에 따라 또는 시기에 따라 달성 목표가 위와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온라인 쇼핑몰]
'하반기는 투자 라운드를 돌아야 하니 판매 증대가 아닌 하반기까지 2만 명 고객 유치가 목표'가 될 수도 있어요.
[오프라인 쇼핑몰]
'이번에 매장 오픈을 했으니 당근마켓에 광고를 해서 좀 알려야겠다. 운영비에서 광고비를 좀 과감하게 써야겠어.'가 될 수도 있어요.
[온라인 교육]
'투자금이 생겼으니 공격적으로 마케팅해서 매출을 올려야겠어. 이번연도는 구독권 연간 판매 매출률을 지난해 대비 78% 상승을 목표로 잡자'가 될 수도 있고요.
[온라인 헬스케어]
'이제 막 앱 서비스를 오픈했으니 환자 만족도 증대는 하반기에 달성하고 이번 상반기에는 회원 1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하자'가 될 수도 있어요.
결국 목표는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결정짓기 때문에 그때그때 우리 기업의 상황, 시장의 상황, 자본의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됩니다. 그래서 매번 바뀌어요.
기업의 달성 목표는 모두 '숫자'에요
하지만 확실한 건 모든 달성 목표는 모두 '숫자'로 정의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세우는 목표는 '다이어트 성공하기' 라든가 '올해 안에 취미 만들기'와 같이 정성적 목표를 세울 수 있어요.
하지만 기업에서는 이런 정성적 목표를 세우지 않아요.
'고객 만족도 4.5점 이상을 3개월간 유지한다' 라든가
'전년도 대비 매출 30% 상승'와 같이 숫자로 측정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요.
이 목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 것이고 그 지표는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뭐다!? 목표를 정하는 직군이나 부서 또는 팀에게 <그래서 이번 달성 목표는 무엇이죠?>라고 묻는다! 물론 직접 정하는 포지션이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면 됩니다.
목표가 정해졌으면 필요한 지표도 정해야 해요.
위에서 배웠듯이 '목표까지 잘 가고 있는지 이것만 보면 돼'의 '이것'을 설정하는 거죠.
목표에 따라 필요 지표를 이렇게 설정할 수 있겠죠.
・목표 1 : 전년도 대비 매출 30% 상승
・필요 지표 : 월별 매출 지표
・목표 2 : 상반기 내에 회원 2천 명 유치
・필요 지표 : 월별 회원 가입 수 지표, 월별 회원 탈퇴 수 지표
그런 뒤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나누어 세팅한 뒤 성장추세를 지켜보면 돼요.
목표가 전년도 대비 매출 30% 상승이라면 아래와 같이 지표를 세팅하는 거죠.
・[과거] 작년 월별 매출
・[현재] 올해의 지금까지의 월별 매출
・[미래] 지금부터 올해 말까지 월별 예측 매출
'매출 지표, 회원 가입 지표, 고객 지표' 등등 우리의 목표 달성 추이를 지켜볼 수 있는 지표를 설정했다면 이제 이 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를 모읍니다.
GA 데이터, DB에서 추출되는 데이터, 엑셀시트에 모으고 있는 데이터 등등 모읍니다.
데이터는 혼자 모을 수 없습니다.
개발팀, 마케팅팀, 영업팀 등 유관부서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수집합니다.
자,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만약 동료에게 "매출 지표 확인을 위해 매출 데이터를 요청드립니다" 라거나 "회원 가입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요청드립니다"와 같은 말로 요청하면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매출 데이터요? 언제부터 언제까지요? 총매출이요, 아니면 특정 서비스의 매출이요?"
"회원 가입 데이터요? 기업 회원이요 개인회원이요?"
"고객 데이터요? 어떤 고객 데이터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활성 고객이요 아니면 잠재 고객까지요?"
이런 질문이 따라오는 이유는 수집하고자 하는 데이터에 '기준'이 없어서입니다.
정량적 데이터는 '기준'이 있어야 '답'을 낼 수 있어요.
그저 숫자에 불과한 정량적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 바로 이'기준'입니다.
정량적 데이터는 기준을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러니 이 '기준'을 어디다 두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데이터의 기준은 의미이자 전략이에요.
냥아치 잡화점이라는 온, 오프라인 쇼핑몰로 예를 들어 볼게요.
・목표 1 : 전년도 대비 고객 5천 명 증가
・필요한 지표 :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월별 고객 증감 지표
・필요한 정량적 데이터 : 마케팅 채널별 유저 유입 지표, 일일 고객 전환 데이터
・'마케팅 채널별 유저'의 기준 : 구글 광고, 네이버 키워드 광고, 인스타 채널 운영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 수 데이터
・'고객'의 기준 : 회원가입을 한 유저
・목표 2 : 연 매출 3억 달성
・필요한 지표 : 오픈 후 지금까지 월별 매출 증감 지표와 반려동물 시장 내의 잠재 고객 확보 가능성 지표
・필요한 정량적 데이터 : 일일 매출 데이터, 평일과 주말에 따른 매출 데이터, 반려동물 시장의 크기 데이터
・'매출'의 기준 : 냥아치 잡화점의 모든 서비스 총매출 데이터
・'반려동물 시장의 크기'기준 : 통계청의 산업군 증감 데이터
(목표 2에서 처럼 필요한 데이터는 한 가지만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복합적으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누구를 고객으로 정의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건 UX를 설계하는 자의 몫은 아닙니다. 해당 업무를 하는 동료 또는 대표님에게 요청하면 됩니다. 다만 알아야 요청할 수 있으니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거나 알아봐야 합니다.
이제 인사이트를 도출할 차례입니다.
숫자에 기준을 부여함으로써 의미를 불어넣어 줬으니 그 의미의 쓰임이 있어야겠죠. (이 고생을 했는데..)
아쉽게도 인사이트만큼은 가이드가 없습니다.
많이 보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분석하면서 자신만의 또는 팀 만의 또는 우리 조직만의 인사이트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면 감이 오지 않으니 냥아치 잡화점의 '앱'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목표 1 : 전년도 대비 고객 5천 명 증가
・필요한 지표 :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월별 고객 증감 지표
・필요한 정량적 데이터 : 마케팅 채널별 유저 유입 지표, 일일 고객 전환 데이터
・'마케팅 채널별 유저'의 기준 : 구글 광고, 네이버 키워드 광고, 인스타 채널 운영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 수 데이터
・'고객'의 기준 : 회원가입을 한 유저
・인사이트 : 인스타 채널 운영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가 고객 전환율이 높으며 이들의 84%가 평일 저녁에 유입된다.
이 인사이트는 고객 데이터를 이리저리 뜯어봄으로써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기준'이 중요한 것이 아닌 '관점'이 중요해요. 평일과 주말을 기준으로 봤다가, 시간대별로도 봤다가, 날씨별로도 봤다가, 매출액 별로도 봤다가, 구매 카테고리별로도 봤다가... 다양하게 보는 겁니다.
누군가는 '그런 걸 도출하기 위해서는 통계학 지식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저는 요새 나눗셈도 헷갈려요. 사칙연산만 잘하면, 그리고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서 정렬만 잘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만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풍부하고 정교한 인사이트를 낼 수 있겠지만 내가 속한 조직에 그런 전문가가 없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럴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인사이트라고 해서 거창하게 답이 나올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친 결괏값이 누가 봐도 '에이, 그게 다야?'라고 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꿀밤을 때려줍시다.) 근거를 만들기 위한 단계였고 그 과정에서 견고한 근거를 만들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냥아치 잡화점은 이제 '인스타 채널 운영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가 고객 전환율이 높으며 이들의 84%가 평일 저녁에 유입된다.'인 것을 알았으니 무엇을 하게 될까요?
아마도 인스타 채널의 콘텐츠 업로드 시간을 평일 저녁으로 옮기고 그때 유입되는 유저는 퇴근하는 직장인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으니 그들이 퇴근길에 보기 편한 형태로 앱의 첫 화면을 리뉴얼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