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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Mar 23. 2024

봄바람 타고 온 희소식

2024년 3월 15일(금, 맑고 포근)

집-강서도서관-조이비뇨기과-국회도서관-집


겨울 내내 오토바이 탈 때마다 오리털 파카 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을 막으려고 목 끝까지 지퍼를 올렸다. 오늘은 지퍼를 살짝 내리고 불어오는 바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봄이다!


-강서도서관 구내식당

13:30 먹고 있던 한 명에 이제 막 들어선 나까지 손님은 달랑 두 명. 앞으로 도서관 올 때는 13:00 이전에 도착하자. 식당 마감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도착하니 눈칫밥을 먹게 된다. 구운 김, 함박 스테이크 비슷한 동그랑땡, 비빔국수에 김칫국 5,500원. 그리고 4권 반납.


-조이비뇨기과

전립선 초음파는 항문 삽입 검사다. 비수면 내시경보다 순간 고통은 센 듯한데 그나마 검사 시간이 짧아서 겨우 참는다. 두 번째인데도 적응 안 된다. 너무 아프고 기분 더럽다. 검사 후 의사쌤 면담,

-2가지 희소식이 있습니다

-희소식요?

-하나는 전립선에 혹이 보이길래 혹시나 종양인가 싶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종양이면 암을 말합니까?

-네. 확인 결과 피부조직의 일부로 암과 무관했습니다

-아~

-전립선도 신체의 일부라 노화를 피할 순 없습니다. 전립선이 커지는 비대증이나 전립선 기능이 약해지죠

-네

-두 번째 희소식은 2년 전 검사 때 보다 전립선 크기가 줄었습니다. 처방약이 사람마다 작용되는 게 다른데, 환자분과 맞다는 좋은 신호입니다

-네~ 근데 소변 마려우면 참기 힘든 급뇨 증상 때문에 불편합니다

-환자분 소변 농도가 많이 진합니다. 물을 자주 많이 드세요

-네. 그 외는?

-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두 달 뒤에 뵙죠

-수고하세요

어쨌든 전립선 크기가 줄었단다. 두 달치 약을 받아오는 길도 바람은 여전히 포근했다.


-부산국회도서관

자기들이 예산을 정해서 그런지 자기들 이름을 단 도서관은 정말 삐까번쩍, 일반 공공도서관에 비해 지나치게 호사스럽다. 더군다나 요즘 어떤 공공시설이 지상에 이렇게 드넓은 주차장을 둔다 말인가?


대형 북카페를 벤치마킹했는지 장서 배치가 여느 도서관과 다르게 일련번호가 뚝 끊기면 홈페이지에서 도서 위치를 확인하는 수고로움을 제공한다.


국회 관할이 아니라 공공도서관 예산 증액이 쉽지 않으면 지자체별로 국회도서관 분관을 설립해 달라! 국민을 위한 국회라면.


이번엔 남미다. 사만타 슈웨블린(아르헨티나)의 <피버 드림>, 콜롬비아 출신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작품 속 장소를 찾아 떠나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X권리>, 다 못 읽어서 다시 빌린 <나 혼자 가야 여행> 빌렸다. 남미의 환상문학 어쩌고해서 빌렸는데 서사 구조가 아닌 이야기에 별 흥미가 없는 지 안읽힌다. 며칠 뒤 남미 2권은 안 읽은 채로 반납했다.


신호대교를 달리는데 바람은 여전히 포근하다. 오토바이의 계절이 오고 있다. 이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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